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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장기적 ‘소유’ 개념으로… ‘가치투자’ 추구"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6 17:25

수정 2018.08.16 17:25

자문사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전환
대학 창업 15년 만에 성공 스토리
[인터뷰]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장기적 ‘소유’ 개념으로… ‘가치투자’ 추구"

VIP자산운용은 지난 6월 투자자문사에서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며 금융투자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3년 대학 4학년생 두 명이 차린 투자자문사가 15년 만에 자산운용사 대열에 합류하면서 '성공 스토리'로 증권가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VIP자산운용이 추구하는 투자철학은 '가치투자'이다. 최준철 공동대표(사진)는 "가치투자를 하려면 장기적 낙관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주식을 가진다는 것은 '투자'라기보다 '소유'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위 '단타로 치고 빠지는' 투자법보다 기업과 함께 오래 간다는 마음으로 주식을 소유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투자' 철칙이다.

최 대표가 이러한 철학을 가지게 된 데는 유년 시절 '콤플렉스'가 큰 영향을 미쳤다.


"고향(부산)에서 분수에 맞지 않게 사립초등학교에 다녔다. 우리집은 산꼭대기에 있었고 친구들은 운전기사가 함께 하는 그런 집에 살았다. 어린 시절 심한 빈곤감과 콤플렉스를 느꼈다."

최 대표는 "친구들의 집과 우리집은 무엇이 다를까"라고 고민했다며 "결론은 친구들의 집은 생산수단인 공장을 소유했고, 우리집은 우리 아빠가 생산수단이었다. 그때부터 꿈은 생산수단을 갖는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20세기 가장 좋은 생산수단은 기업"이라며 "그 기업을 쉽게 갖는 방법은 주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에 애정을 가졌던 그의 열정은 김민국 공동대표, 김정주 넥슨(NXC) 회장과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20대 대학생이 차린 투자자문사에 김 회장이 적지 않은 금액을 맡긴 일은 금융투자업계 내에서도 유명한 일화로 꼽힌다. 최준철·김민국 공동대표가 서울대 4학년 시절 2년 만에 100% 넘는 수익을 내며 '주식 사이트'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할 정도로 '신뢰'를 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 대표는 일상생활에서 '투자'의 방향을 가늠한다고 했다.

"롯데칠성에서 '2% 부족할 때'라는 음료가 나왔던 때가 있었다. 얼마나 많이 팔리는지 보려고 매점 쓰레기를 뒤졌었다. 진열된 캔으로는 알 수 없는 인기도는 쓰레기통에서 확인이 됐다."

그렇다면 최근 지지부진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의견은 어떨까. 최 대표는 "변동성이 큰 시장은 주식을 싸게 살 기회"라며 "다만 철저하게 회사에 대해 알아야 한다. 리서치가 가치투자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가치투자할 만한 종목을 물었더니 '지주회사'를 꼽았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 지주회사가 저평가 돼 있다"며 "NICE, SK, 현대중공업지주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SK는 정유·발전·통신 등 사업구성이 좋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지주회사라는 이유로 저평가됐다"고 말했다.

VIP자산운용이 주목하고 있는 투자처는 중국이다. VIP자산운용은 해외 현지 연구원으로 구성된 투자팀과 국내 투자팀이 머리를 맞대 투자처를 선별하는데 서울과 홍콩, 중국 본토(심천)에 리서치팀 오피스를 두고 있다.

총 32명의 직원 중 절반인 16명이 리서치를 맡고 있다. 물론 리서치 인력에는 두 대표도 포함된다.
최 대표는 "증권사에서 리서치 커버 안하는 것을 VIP자산운용 리서치팀 자체적으로 커버하기 위해 인력을 갖췄다"며 "대체투자 영역을 넓히기 위해 관련 인력도 확충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그간 자문사로서 제약을 받았던 운용전략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그는 "사모펀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일임 펀드와 다르게 차별화하는 상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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