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고용참사 되풀이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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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 발표 하루 전날인 16일 오후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흐름 회복세가 이어지고, 6월부터 고용여건이 회복될 것이라는 정부 주장과 달리 7월 고용동향이 또다시 곤두박질칠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발표 당일인 17일 통계청이 내놓은 수치는 암담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취업자 수는 2708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0명 증가에 그쳤다. 한국 경제를 하나의 기계라고 가정할 경우 정상적으로 톱니바퀴가 작동할 때 신규 취업자 수는 30만명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달엔 6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톱니가 망가진 것이다. 여기다 실업자는 7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았다. 지난달 최악이라던 고용지표는 예고편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올 만했다.

통계청은 기재부 소속 외청이긴 하지만 통계지표를 청와대든, 기재부든 사전에 따로 보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계가 정권의 입맛에 맞게 각색되지 않도록 표면적으론 독립성이 보장돼 있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정부 부처는 통계청 발표 뒤에야 긴급경제현안간단회를 열고 분석에 들어갔다. 경기흐름 회복, 고용개선 등 정부 전망이 빗나가면서 일자리가 쇼크 수준으로 떨어진 배경을 찾아야 했다. 어떤 문제든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고용부진의 배경으로 지목할 적당한 문구를 찾지 못했다. 당장 비판적인 여론을 되돌릴 묘수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정부가 내놓은 고용부진의 원인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주력산업 고용창출력 저하, 투자위축, 도소매 업황 부진 등이었다. 지난 5~6월 고용부진 때 분석 그대로다. 구조적·경기적 요인의 복합 작용이라는 대목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난달 발언과 같다. 구태여 새로운 단어라면 '자동화' 정도다. 자동화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걸림돌 중 하나라는 얘기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수정이나 개선 자체를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다른 원인을 찾기는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일부 업종·계층이며 '이런 의견도 개진됐다'는 전제를 달아 애써 축소하긴 했지만 지난달에 이어 이달 최저임금 부작용을 공식화했다. 변화는 인정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래도 충분히 의미는 있다.


그렇다면 이제 정부 말처럼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고용상황이 개선 추세로 전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만 가용한 모든 수단에 예외를 둬선 안된다.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언급해놓고 또다시 소득주도성장만 빼놓는 고집을 부렸다간 7월 고용참사의 속편이 나올 수도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