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고용참사에도 정부는 남탓만

고용동향이 발표되긴 전 정부 관계자로부터 7월에도 부진한 고용여건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말을 얼핏 들었다. 막연히 6월과 비슷한 10만명 안팎에 그친 것이라 생각했다. 뚜껑을 열고 보니 7월 취업자 수 증가 폭 5000명(전년 동월 대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숫자였다. 생각보다 훨씬 낮은 수치에 재차 확인을 거듭했다.

누구보다 당혹스러운 건 정부일 테다. 출범 후 대통령이 직접 직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비치하면서까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걸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정부·여당 핵심 인사의 발언을 들어보면 여전히 안이한 현실 인식과 더불어 현 정부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이다.

소득주도성장론 설계자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9일 긴급 당정청 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 정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경제가 활력을 띠고, 고용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정부 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유력 후보인 이해찬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동안 성장잠재력이 아주 낮아져 지금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고 말했다. 당면한 문제 진단을 내리고 유연하게 해법을 제시하는 대신 '정부 정책은 문제가 없다'는 식 또는 이전 정권에 책임을 돌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한 셈이다.

고용부진을 설명하는 정부의 설명도 이해하기 어렵다. 언제부터인가 생산인구감소는 고용부진을 설명하는 단골 문구가 됐다. 생산인구감소는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오래 전부터 예측돼온 일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올해 취업자 수가 32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연히 생산인구감소 영향도 반영됐을 테다. 낙관적 고용 전망을 내놓은 상태에서 고용 부진이 길어지자 부랴부랴 생산인구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들고 있는 셈이다.

현 정부 출범 후 벌써 1년3개월여가 지났다.
정책은 일정부분 가시적 성과를 내야 추진동력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최악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주요 경제지표 상당수가 뒷걸음질 친 상황에서 '믿어만 주면 성과를 내겠다'는 말을 어느 누가 신뢰할 수 있을까. 지난 5월 당시 "6월부터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의 말처럼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