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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은 그대론데 물가는 오르고… 돈 더 안쓸라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1 17:15

수정 2018.08.21 17:15

폭염에 7월 농산물값 폭등 생산자물가 46개월來 최고
소비심리 더 악화될 가능성.. "고용 개선돼야 내수 회복"
소득은 그대론데 물가는 오르고… 돈 더 안쓸라

고용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물가까지 상승세가 예상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고용개선이 내수부진을 극복할 전제요건이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농산물 중심 물가상승세 전망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8년 7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4.83으로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지난 2014년 9월(105.19) 이후 최고 기록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적으로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경기 동향의 판단지표다. 이에 따라 현재 1%대 중반에 머물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로 갈수록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가상승 상황에 우려되는 점은 소비심리 위축 유발 여부다. 지난달 생산자물가 상승 원인이 가계소비와 밀접한 농산물 또는 기름값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심리 위축이 현실화될 수 있다. 폭염으로 지난달 농산물 가격이 전월 대비 7.9% 뛰었다. 배추(90.2%), 무(60.6%), 시금치(130.4%) 등은 한달 새 폭등했다. 여름 대표과일인 수박도 13.2% 올랐다. 또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2.9%) 오름세가 컸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최근 물가상승은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회복보다는 국제유가 상승 및 국내 식료품 공급 이슈와 관련이 높다"며 "특히 필수적인 소비에 관계된 품목이어서 이 같은 가격상승은 소비위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되는 소비심리 악화

물가상승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공급요인의 물가상승 요인이다. 따라서 공급물가가 올라도 소비자의 소득이 늘어난다면 소비는 위축되지 않는다. 하지만 고용부진의 깊이가 깊고 장기간 이어지다 보니 전반적 소비자의 소득은 오히려 줄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물가가 오르면서 소득도 같이 오르면 좋겠지만 소득은 정체되거나 완만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물가만 오르는 상황"이라며 "실질구매력이 내려가다 보니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소비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지수로도 나타난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1.0으로 전월보다 4.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4월(100.8) 이후 1년3개월 만에 가장 낮다.
하락폭 기준으로는 지난 2016년 11월(6.4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꺾였다.

소비심리를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고용지표 개선이 필수적이지만 전망은 부정적이다.
성태윤 교수는 "전체적인 경기가 하강하고 있고 향후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위축은 경기를 더욱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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