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최악 고용'에 지갑 닫힌다..내수 버팀목 소비도 빨간불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1 17:21

수정 2018.08.21 17:21

정부·한은, 올해 일자리 전망치 하향 가능성도
'최악 고용'에 지갑 닫힌다..내수 버팀목 소비도 빨간불


최악의 고용부진이 올해 내내 이어지면서 상반기 내수경기를 이끈 민간소비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국내 주요 경제기관들은 하반기 기초연금 인상,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를 진작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효과가 나타나며 소비를 일정 부분 떠받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생각보다 훨씬 부진했던 7월 고용상황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정부가 불과 한달 전 내놓은 연간 취업자수 증가 수정전망치 18만명을 달성하기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고용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소득증대 여력을 제한해 소비개선세를 제약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미 소비 선행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는 고용부진,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 여파로 1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소득주도성장론'과 정반대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21일 정부 및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지난 7월 고용동향 발표 이후 당초 내놓은 연간 고용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올해 1~7월 월평균 취업자수 증가폭은 12만2000명에 그치며 정부가 연초 연간 고용목표치(32만명) 대비 한 차례 하향한 숫자(18만명) 달성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은도 지난 7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취업자수를 종전 월평균 26만명에서 18만명으로 대폭 낮춰 잡았다. 한은은 오는 10월 올해 마지막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7월 고용이 생각보다 워낙 안 좋아서 추가로 고용전망치를 수정할지는 내부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다만 정부 정책 등으로 하방압력이 상쇄되는 부분도 있어 고용부진이 올해 민간소비에 영향을 줄지는 다각도로 분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 주요 경제기관들은 올해 민간소비 전망치를 2.7~2.9%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연초 제시한 2.8%에서 2.7%로 0.1%포인트 낮췄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내놓은 경제동향을 통해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전반적 경기개선 추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소비 활력은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1.0%(전분기 대비)를 기록하다 올해 1·4분기 0.7%, 2·4분기 0.3% 등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6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4.0% 상승했지만 5월(4.5%)보다 낮아졌다.
특히 민간소비와 관련이 높은 도소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의 7월 취업자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만8000명, 4만2000명 감소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상반기 소비지표는 괜찮은 편"이라면서도 "아무래도 고용 쪽이 민간소비에 하방리스크는 맞지만 실질임금은 5월까지 오른 측면이 있어 이를 종합해 어떤 식으로 (소비에) 영향을 미칠지는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1월을 제외하면 고용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며 "불확실성에 따라 가계가 수비적으로 소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