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점 논란 확산에도… 반도체업계 "내년까지는 호황" 자신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1 17:25

수정 2018.08.21 17:25

중국 낸드 메모리 양산시 공급과잉 전환 가능성 시장 부정적 전망에도…
업계는 "시황 악화 기우" 서버 D램 계속 성장세 기술 경쟁서도 안 밀려
고점 논란 확산에도… 반도체업계

한국경제의 중추인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 시황에 대한 엇갈린 전망들이 나오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 진입과 맞물려 최소 내년까지는 서버 D램을 중심으로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반도체 업계는 중국의 올 하반기 낸드 메모리 양산, 글로벌 시장의 한국업체 견제 등으로 2020년 이후 전망을 섣불리 내놓지 못하고 있다.

2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시황이 사상 최대의 '슈퍼사이클'이 2년 넘게 지속되면서 고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경제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올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하락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들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 하반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16.6%로 상반기(41.8%) 대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69.9%에 달했던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지난 6월 39%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지난해 반도체 수출이 57% 증가했지만, 실수요를 반영한 수량 기준 D램 수출은 1.4% 줄었고, 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환산해서 계산한 '전체 성장률'도 호황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공급부족에 따른 호황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면서 "올해 하반기 완공되는 중국업체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만으로도 공급부족에서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수 있고, 2019~2020년 초기에는 우리 기업의 생산확대가 공급과잉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작 반도체 업계는 내년까지 호황을 낙관하며 단기 시황 악화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은 낸드의 경우 공급은 한정된 가운데 적정 수준으로 가격조정이 진행 중"이라며 "D램 가격 하락은 현물 가격의 단기적 추세를 보고 하락 국면으로 보는데, 실제로는 업체와 고객사간에는 1년 이상의 장기공급거래라 고정가격이 적용돼 단기 시황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 업계는 고점 논란의 핵심인 모바일 D램 시장의 성장 정체를 서버 D램이 대체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 전인데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글로벌 기업들의 서버 투자가 급증세"라며 "고성능 서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상위 3개사 정도만 구축이 가능해 적어도 내년까지는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중국발 리스크도 내년까지는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올 연말 내놓을 32단 3차원(3D) 낸드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4년에 양산한 제품으로 최소 4년 이상의 기술격차가 있다"며 "더욱이 국산 반도체업체들은 현재 4세대를 넘어 5세대(90단) 양산에 접어들어 중국과 경쟁관계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다만 이 관계자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은 양산 후 2년 정도 지나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며 "최근 경쟁국들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특허소송이나 담합 이슈를 제기하는 등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최근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반도체시장 매출을 총 4771억달러로, 지난해(4122억달러)보다 15.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WSTS는 내년 반도체 시장도 올해보다 5.2% 늘어난 5020억달러에 달해 사상 처음 5000억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WSTS가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 매출이 2.7% 늘어나는 데 그치고 내년에는 0.2% 감소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상향조정한 것이다.


WSTS는 보고서에서 "올해는 메모리, 아날로그, 옵토일렉트로닉스(광전자) 등 모든 반도체 품목이 매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별로도 일제히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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