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이산가족상봉]“내 조카들이 아닌거 같아” 반신반의 사례나와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2 11:03

수정 2018.08.22 11:03

북측 호적상 큰아버지와 삼촌 이름은 일치
통일부 관계자 “이런 경우가 전에도 있었다”
귀환 후 확인요청하면 추가 확인도 가능한 부분
남북이산가족들이 지난 21일 단체상봉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북이산가족들이 지난 21일 단체상봉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강산·서울=공동취재단 강중모 기자】22일 제21차 남북이산가족상봉 1차 상봉이 마지막 날을 맞은 가운데 이번 상봉에서는 남측 가족이 북측 가족을 두고 실제로 한 가족이 맞는지를 의심하는 사례도 나왔다.

상봉 1일차 이재일 할아버지(85세)와 동생 이재환씨(76세)는 북측의 남녀 조카 둘을 만났다. 하지만 상봉이 10분도 지나지 않아 북측 조카들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이씨는 북측 조카들과 옛날 사진을 들여다보던 중 “아무리 돌아가셨어도 어떻게 아버지(이씨의 형) 나이도 모르고, 어떻게 사망했는지를 모를 수 있냐”면서 화를 내며 상봉장을 박차고 나갔다.
북측 조카들은 이 할아버지를 보고 아버지 사진을 들어 보이며 “아버지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소란이 벌어지자 북측 보장성원(행사진행 요원)들과 북측 여성 관계자가 찾아와 호적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후 서류를 들고 온 이 관계자는 이 할아버지에게 큰아버지 이름과 삼촌의 이름을 확인했고 자리에 남았던 이 할아버지는 모두 일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는 돌아오지 않았고 1일차 단체상봉 행사는 이 할아버지와 북측 조카들만 함께했다.

이후 2일차 상봉부터는 이 할아버지와 이씨 모두 참석을 해 사진을 찍고 음식도 같이 먹었지만 이씨는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상봉기간 내내 북측 조카들이 실제 조카가 맞는지 반신반의했다.

작별 상봉에서도 이씨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이와는 달리 이 할아버지는 조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종종 고개를 끄덕거리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한적십자사(한적) 관계자는 “보통 상봉에서 진짜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될 경우 돌아가겠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번 경우는 상봉이 계속 진행됐다”면서 “개인적으로 상봉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적 관계자는 “촌수가 먼 가족들을 만나다보니 반신반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의심을 하시는 분들에게 가족이 맞다고 저희가 설득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귀환을 한 이후 가족 확인 요청이 들어올 경우 확인 작업을 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전에도 저런 식으로 반신반의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헤어질 때 달라져 가족이 맞다고 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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