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포스트]

'빅4' 거래소도 은행계좌 발급 수개월째 난항

암호화폐 신규 투자자들 실명확인 계좌 발급 안돼
거래소 법인계좌 통해 편법적으로 투자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도 신규 이용자의 실명확인 계좌 발급이 되지 않는다. 현재 코인원에서만 실명확인 계좌 발급이 가능하다. 연합뉴스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이용자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주요 거래소조차 신규 이용자들이 실명확인 은행계좌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중소 거래소들은 우회적으로 법인계좌로 고객들의 돈을 입금받고 있는 상황이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를 시행하면서 투명한 암호화폐 거래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시중은행과 거래소들의 계좌발급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투명한 거래를 장려한다는 정부의 방침과 달리 이용자들은 울며겨자먹기로 거래소 법인계좌로 돈을 입금하는 등 불투명한 방법으로 거래소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십여개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유일하게 코인원만 신규 이용자들의 실명확인 은행계좌를 발급하고 있다. 빗썸이나 업비트, 코빗 등 코인원과 함께 이른바 '빅4'로 불리는 다른 거래소들조차 은행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십개 거래소 가운데 코인원만 신규 실명계좌 발급 가능

그나마 지난 1월 이전에 거래소에 가입한 이용자들은 실명확인 계좌로 전환, 투명하게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새로 생긴 거래소의 경우 아예 실명확인 계좌 자체를 발급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새롭게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하려는 이용자들은 어쩔 수 없이 불투명한 법인계좌 입금 등의 방식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거래소도 이용자들의 불만은 알고 있지만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시중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협상을 하려해도, 시중은행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이 암호화폐 거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 정설처럼 받아들여 지고 있다.

■"실명제 시행해놓고 실명계좌 발급은 왜 막나"… 편법투자만 부추겨

익명을 요구한 한 거래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다 맞춰주려고 해도 실명계좌 신규 발급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나마 기존 이용자들의 실명계좌 전환 계약이라도 연장해서 기존 이용자들의 투명한 거래를 장려할 수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라고 인정한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 은행에서 법인계좌를 신청하려고 해도 거절당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은행은 정부가 발급해주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하고, 정부는 은행에 그런 지침을 내린적이 없다고 하면서 서로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업계는 정부가 실명제까지 시행한 상황에서 은행들이 실명계좌 발급을 해주지 않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실명계좌 발급이 이용자들의 안전하고 투명한 거래를 돕는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