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책 수정론 아랑곳, 내년 역대급 돈 푸는 당정.. '재정 중독' 논란 거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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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에서 열린 내년 예산안과 관련한 당정협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정이 23일 협의한 내년 예산안 편성 방향은 재정의 대폭적 확대를 통해 위기에 놓인 한국 경제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우선 내년 일자리 예산을 역대 최고치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지지부진한 혁신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AI(인공지능) 등 플랫폼 경제와 8대 선도사업에 5조원 이상을, 연구개발(R&D) 예산도 처음으로 20조원 이상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 협의 모두 발언에서 "일자리 창출과 소득재분배 개선, 혁신성장 가속화를 위해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재정적 뒷받침을 통해 해법을 모색한다는 것이 당정의 복안인 셈이다.

한편으로는, 경제 정책 수정론이 곳곳에서 대두되고 있지만 정책 변화 없이 기존의 정책 일변도를 고수하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경제 정책 수정론이 나오는 것은 주요 경제 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서다.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평균 30만명을 웃돌던 취업자 수는 올 들어 6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로 추락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1년 전보다 취업자수가 5000명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사상 최악의 '고용 쇼크'가 이어졌다.

소득 격차도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이날 발표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에서도 올해 2·4분기 하위 40%(1∼2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이 2·4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역대 최대의 급증세를 이어갔다. 소득분배지표는 2008년 2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당정의 내년 확장적 재정 방침을 둘러싼 논란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재정 중독'에 빠진, '재정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한다.

정부가 그동안 일자리 문제 등 해법을 찾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경제 지표가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투입한 일자리 관련 예산은 54조원 이상이다.

2년 동안 편성한 본예산 36조원, 2차례 추가경정(추경)예산안 14조8000억원, 올해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 이상 등이 포함된 규모다. 이런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재난에 가까운 '고용 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재정 확장을 둘러싼 야권의 반발도 거세다. 자유한국당은 내년 재정 확대 방침과 관련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이끌어온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청와대 주요 경제라인의 해임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실효성 없는 '세금 퍼주기'를 중단하고, 경제 정책 전환을 강조했다.

한편 당정은 이날 어린이집 보조교사 1만5000명 확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대상 장애인연금 월 30만원 조기 인상, 저소득층 구직을 촉진하는 수당을 신설(200억원)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