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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스튜어드십코드 모범생 트러스톤운용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3 18:56

수정 2018.08.23 18:56

주주활동 보고서 업계최초 발간…2018년 상반기 128개 투자사에 주주활동 진행
자료 = 트러스톤운용
자료 = 트러스톤운용

트러스톤운용이 스튜어드십코드 기관 가운데서도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이목을 모은다. 애초 이 회사는 투자한 기업들에 대한 의결권을 활발히 행사하는 ‘소신파’로도 잘 알려져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운용은 최근 ‘2018 상반기 주주활동보고서’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기관중에 보고서 형태로 주주활동 내역을 밝힌 곳은 사실상 트러스톤운용이 업계 최초다. 다른 기관들은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간략히 공시로만 주주 활동 사항을 알리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러스톤운용은 2018년 상반기 128개 투자 회사를 대상으로 주주제안 △의결권 행사 △ESG모니터링 등 집합투자자산내 투자회사에 대한 공식·비공식 주주활동을 활발히 진행했다.


이는 지난해 주주제안을 한 기업 77곳 대비 대폭 늘어 난 것이다. 올 상반기 주주활동을 한 128개 기업의 총 872건의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중 정기 주주총회 안건은 859건, 임시주총 안건은 13건이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행사 내역의 경우 찬성 총 808건, 반대 63건, 중립 1건을 행사했다.

실제 반대 의결권을 낸 안건(63건)중에서 정기 주총에서 부결된 안건은 ‘KB금융의 제 7-1호 의안 ’정관 제36조 변경의 건‘, 제 7-2호 의안 ’정관 제 48조 변경의 건‘, ’한국타이어 제 2호 의안 ‘정관 제 48조 변경의건’ 등 5건이다.

또한 안건별 반대율 중엔 주식 매수선택권이 가장 높았다. 주식 매수 선택권과 관련된 안건은 총 13건이었고, 이중 7건의 안건에 대해 선임 반대(53.8%)를 행사한 것이다. 주식매수권 다음으론 정관변경(17.4%), 기타(18.8%), 감사선임(10.0%)순으로 반대가 많았다.

사측은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대화를 통해 투자대상 기업의 중장기 발전을 추구하고 이로써 고객 및 수익자의 중장기 이익을 증진할 책임이 수탁자에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당사 역시 이를 위해 내부통제 기준에 수탁자책임위원회 설치를 명문화 하는 한편 지난해 말 기존 투자전략위원회의 의결권행사관련 의사결정 역할을 수탁자책임위원회로 이관해 분리했다”고 밝혔다. 현재 수탁자책임위원회는 경영전략본부장을 위원장으로, 총 5명의 전문성을 갖춘 위원들로 구성됐다.

특히 의안 분석의 전문성을 보완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대신지배구조연구소를 외부 전문기관(자문사)으로 선정해 의사결정에 참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탁자책임위원회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는 자료수집 및 의안분석→내부의견 확정→자문사 권고 의견과 비교분석→수탁자책임위원회 심의·의결→의안종합 및 의결권 행사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자문사의 분석보고서와 사측 애널리스트 의견을 심의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셈이다.

지난 5월 현대모비스 분할합병계약서승인에 대해 사측과 자문사의 권고의견이 불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 트러스톤운용은 장기적으로 주주가치에 긍정적이라며 ‘찬성’에 투표했지만, 자문사는 절차상 문제로 존속 모비스의 상장후 합병을 제안하며 ‘반대’를 권고한 것이다.

이에 대한 수탁자책임위원회의 심의 결과는 최종적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측면에서 ‘찬성’이라고 의결했다. 현대모비스 글로비스 분할합병은 의결권 사전 공시 측면에서도 눈길을 모았던 건이다.
자본시장법 91조에 따르면 집합투자업자는 고객 중장기 이익에 증진하는 방안에 대해 수탁자책임위원회가 결정함에 따라 주총 이전에 의결권 행사 내역을 공시할 수 있다.

이 밖에 트러스톤운용은 총 커버리지 기업 대비 ESG관련 모니터링 기업 비중이 74.4%에 달할 정도로 투자 의사 결정에서 중요한 잣대로 삼는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스튜어드십코드가 잘 구축된 해외에선 아비바, 블랙록같은 대형 금융기관들이 이같은 주주활동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면서 “주주 가치와 투자한 기업들의 가치 증대 측면에서 정기적으로 주주활동 보고서를 내는 것은,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가 자리잡는데 매우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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