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자영업자 고통이 카드사 탓?


"자영업자가 고통받고 있는 것이 카드사 때문인가요?"

지난 22일 정부가 발표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지원대책 중 카드 수수료 인하방안에 대한 카드업계의 자조 섞인 외침이다.

카드업계는 계속되는 수수료 인하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정부는 11차례에 걸쳐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했다. 올 들어서도 카드 수수료율 상한선을 2.5%에서 2.3%로 인하했고, 소액결제 가맹점의 수수료율도 내렸다.

이렇다 보니 카드사의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주요 카드사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30%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 카드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하니 그들 말로 '빛이 안 보이는 암흑 속'에 와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정말 카드사 수수료 때문에 자영업자가 어려운 것일까.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문제의 핵심은 너무 많은 자영업자가 매년 나오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많은 국민이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7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70만명에 달한다. 경제활동인구 5명 중 1명이 자영업자라고 한다. "회사 그만두고 치킨집이나 차리지. 편의점이나 할까?"라는 말이 농담이 아닌 셈이다.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 10명 중 8명은 창업한 지 5년도 안 돼 폐업을 한다. '치킨집 옆에 치킨집' '편의점 길 건너에 편의점'이란 말처럼 과당경쟁이 문제인 것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더 커졌다.

다시 카드사 이야기로 돌아가서 카드사가 망했다고 가정해보자. 카드사는 물론 협력사, 결제대행업체(PG) 등에서 일자리를 잃은 수많은 이들이 자영업에 뛰어들 것이다. 자영업자를 살리자고 고용된 이들이 자영업 전선에 뛰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자영업자 문제는 한국 경제의 중요한 사안이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가 더 이상 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 일시적이고 부분적 개선은 되겠지만 항구적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카드 수수료 인하 등 미봉책인 아닌 큰 그림을 가지고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더 늦기 전에 급증하는 자영업자에 대한 구조적 개선과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두고 정부와 관련업계 등이 머리를 맞대고 소통해야 할 시기다.

hsk@fnnews.com 홍석근 금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