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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패트롤] 다산-율곡 마케팅 ‘절반의 성공’

강근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6 12:43

수정 2018.08.26 12:43

[파주=강근주 기자] 남양주-파주시는 지역을 대표하는 선현 마케팅으로 도시 브랜드를 높여가고 있다. 그 바람에 율곡 이이는 파주시에 아직도 현존하고, 다산 정약용은 남양주에서 정신적 지주로 작용한다. 다산-율곡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한 프로그램을 남양주시-파주시는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에게 애향심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토대이자 갈등과 대립을 화해와 소통으로 전이하는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심지어 남양주시 공직자는 큰 일을 앞두고는 다산 묘역을 참배할 정도다. 파주시 공직자 역시 자운서원을 곧잘 찾아 율곡의 경세사상을 반추하곤 한다.


파주시가 운영하는 율곡 프로그램이나 행사로는 율곡 이이 구도장원길 걷기, 찾아가는 율곡학당, 향교서원 활성화 사업(율곡코드), 전통문화 예절학교(자운서원), 율곡수목원 풍욕, 외국인 유생체험, 기호유학 학술대회, 율곡문화제 등이 있다.

남양주시는 정약용 청렴 목민학당, 다산 해배 20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 다산 정약용 서세 182주기 추모제향, 다산 가족 캠프, 인문지식 콘서트 ‘정약용의 그날’, 목민심서 저술 200주년 기념 공동 순회전, 여유당 예문학교 ‘정약용에게 공부비법을 묻다!, 5인애 열수 인문 토크 콘서트, ’2018 남양주 정약용의 해’ 기념 송년음악회, 남양주 다산문화제 등을 운영한다.

2018 남양주시 청렴 목민학당. 사진제공=남양주시
2018 남양주시 청렴 목민학당. 사진제공=남양주시
2017 파주시 율곡 이이 구도장원길 걷기. 사진제공=파주시
2017 파주시 율곡 이이 구도장원길 걷기. 사진제공=파주시

율곡문화제-남양주 다산문화제는 매년 한 번 열리는데 역사가 깊다. 벌써 30회가 넘어섰다. 이제 지역 문화제를 넘어 전국 단위 축제로 비상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행사 내용도 지역 토속성-향토성에 머물지 않고 온고지신을 지향한다. 율곡-다산 정신이나 유훈이 21세기 디지털 세상과 만나 과거 지향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관람객 반응이 좋다.

특히 율곡수목원 풍욕과 정약용 청렴 목민학당은 인기 프로그램이다. 풍욕은 일반 시민 사이에서, 목민학당은 공직자 사이에서 호응도가 높다. 두 프로그램은 긍극적으로 심신을 힐링해주고 ‘이제 다시 시작’이란 각오를 다지게끔 유도한다. 탁류에 휩쓸려도 청류를 유지할 수 있는 화이부동을 자연스럽게 속삭인다. 잠수함에 토끼와 같은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목민학당은 을해 3월~6월 총 11기가 운영됐고, 전국의 지자체-중앙기관-공공기관 봉직자가 다녀갔다. 프로그램 참가자는 다산의 청렴가치와 공직윤리관을 다시금 익혔다. 프로그램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5점을 기록했다.

다산-율곡 마케팅은 분명 성공했다는 평가다. 시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관광 활성화로 지역경제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 인성-품성 교육효과도 적지 않다. 시정 참여도나 관심도 역시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하지만 앞으로 과제도 만만치 않다. 다산유적지나 자운서원은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는 지리적 한계에 봉착했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정기적인 셔틀버스 무료운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성을 높여야 지역주민 이외에 타지 사람이 많이 유입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킬러 콘텐츠 개발도 시급하다.
다산-율곡의 삶과 사상, 정신세계와 연계한 휴먼 터치 프로그램은 공감대를 확산한다. 이때 비로소 대중성도 확보된다.
관광 전문가들은 “외부 관광객은 율곡-다산의 유물이나 보자고 파주-남양주를 찾지는 않는다”며 “그곳에 가면 다산-율곡과 연계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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