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박원순의 옥탑방, 그저 쇼였을까



최근 국민연금 인상과 관련,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자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가 없는 정부의 일방적 국민연금 개편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보험료를 내는 상한연령을 연장하고, 연급 지급시기는 현행 65세에서 68세로 늦추는 개편안을 추진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긴급 진화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여론이 들끓는다는 보도를 보았다. 보도대로라면 대통령이 보기에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버렸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고령화 시대에 노후 소득보장이 부족한 것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고 했다. 올바른 지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연금 가입자들은 지난 노무현정부 때를 원망하고 있는 터였다. 그때 노무현정부는 보험료 인상과 함께 지급시기를 60세에서 65세로 늦춰버렸다. 그때 국민들은 진보정부의 탄생으로 축제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 축제 분위기는 그때보다 한걸음 더 나가 있다. 진보정부 재탄생은 물론 한반도 평화 무드까지 겹쳐 연일 축제 분위기다. 해당 공무원들이 이 틈을 타고 또다시 시도하려다 들통난 꼴이다.

얼마 전에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취임했다. 이때 이 장관의 취임사도 이런 경우에 속한다.

그는 취임사에서 "쌀값을 농민 눈높이에서 물가상승률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인기를 등에 업고 농민만을 위해 쌀값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도시서민은 아랑곳 않은 채…. 농식품부의 꼼수요, 이 장관의 포퓰리즘이다. 만약 이번 추수 때 쌀값이 인상된다면 도농 갈등이 빚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도농 간에는 서울 사람은 지방 사람을 '시골 ×들'이라고 하고, 지방 사람은 서울 사람을 '서울 ×들'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런 일에 또다시 대통령이 나서지 않길 바란다.

민생정치는 중앙정부보다 지방정부가 몇 발 더 앞섰다. 무상급식, 사회적 기업 등 박원순표 복지정책이 대표적이다.

박 시장에게 그런 대표적인 것이 요즘 또 생겼다. 삼양동 '옥탑방살이정책'이다. 이 정책을 보면 영국의 유대인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가 생각난다. 이 학자는 분배를 위해 헌신했다. 그는 도시빈민 구제에 많은 노력을 했다. 그래서 그가 연구하던 책상 앞에는 항상 도시빈민의 어려운 생활상이 크게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리카도는 다짐을 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이들 빈민을 구제할 것인가'라며 연구에 몰두했다고 한다.

박 시장은 이보다 더 앞서 나갔다. 도시빈민의 상징인 옥탑방으로 직접 뛰어든 것이다. 그런데 그가 간 그날은 하필 장날이었다. 입주 당시 저녁 5시가 넘었지만 옥탑방 실내온도는 38도요, 실외 바닥온도는 58도를 가리켰다. 이 살인적 더위는 그가 입주한 한달 내내 지속됐다.
이런 박 시장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강북의 이미지를 옥탑방 정도로 만든다. (강남·북) 격차를 자기(박 시장)가 만들고 시작한 쇼다' '서울시장이 서울을 양분하고 있다' 등 비아냥 일색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이런 행보는 현장을 알기 위한 시도로 제대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dikim@fnnews.com 김두일 정책사회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