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김앤장' 운용 버거운 숙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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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김동연 부총리에게 남모르게 힘실어주기 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화곡로 대한상공회의소 서울기술교육센터에서 직업훈련참가자 및 전담강사 등 유관기관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소득주도성장론과 혁신성장론. 다른 말로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이 둘 사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24일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변함이 없다"면서 김 부총리와 장 실장 모두 함께 갈 것이란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이미 깊어진 갈등의 골이 쉽사리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엔 김 부총리의 사의설까지 나왔다. 청와대는 일단 김 부총리 사의설을 즉각 부인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김동연 부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사의가 전달돼야 하는데, 대통령이 그런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의 발언을 들여다보면, 김 부총리가 문 대통령에겐 직접 사의를 표명한 것은 아니나 김 부총리가 청와대 참모에게 어떤 경로로든 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식의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실 문 대통령은 가계소득 분배 악화로 소득주도성장에 비판이 본격화된 지난 5월 말 국가재정정책 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의 긍정적 효과가 90%다"라면서 되레 "혁신성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 김 부총리에게 판정패를 안겼다. 당시에도 김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그 주 주말께 문 대통령은 김 부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코너에 몰린 김 부총리를 다독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월부터는 김 부총리로부터 정례적으로 월례 보고를 받으며, 보고와 지시 내용을 언론에 공개토록 지시하기도 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문 대통령이 김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겉으로는 일방적으로 소득주도성장론을 주장하는 장 실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처럼 보였으나 김 부총리를 달래가면서 그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은 김 부총리가 이론과 현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실현시켜줄 아이콘으로 보는 것 같다"며 "대통령은 국제노동기구(ILO)같은 곳에서 말하는 임금주도성장 등 주장보다는 성장과 분배를 같이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김앤장' 갈등이 대통령의 지시로 '일시봉합'되긴 했으나 청와대와 내각이 팀워크를 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부총리 사의설 파동 속에 장 실장은 휴일인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경제정책 기조를 설명하기 위한 기자간담회를 연다. 이 역시 적극적으로 국민과 소통에 나서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으로선 경제운용에 앞서 경제인식과 해법이 다른 두 사람을 운용하는게 급선무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