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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급망, 아시아에서 미국으로”…"무역정책 스펙트럼 변한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6 14:18

수정 2018.08.26 14:18

브루킹스 연구소, 무역전쟁 미국내 충격은 내년 이후 예상
미국의 무역전쟁 노선 경쟁에서 매파가 승리하면서 무역전쟁의 파고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 행정부가 어디까지 갈 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국제 공급망을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되돌리는 것이 무역전쟁의 종착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 무역정책의 “스펙트럼이 변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이하 현지시간) 미중 무역전쟁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면서 23일 양국간 협상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채 결렬된 것은 강경론자들이 승리를 거머쥐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데이비드 달러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수개월간 무역전쟁이 고조될 일만 남았다”고 비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압박 강화를 천명하고 있다.
23일 백악관을 찾은 의원들에게 그는 “중국에 충분한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고, 오랫동안 그래왔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미국내 투자 규제를 강화하도록 외국인투자위원회(CFI)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 통과를 찬양하면서 한 말이다.

지난 24일에는 미 행정부 관리들이 유럽과 일본 관리들을 워싱턴에서 만나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공동 대응방안도 논의했다.

”공급망,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부문 부책임자인 스콧 케네디는 매파의 승리는 미국의 대중 무역협상 전략이 어떻게 변해왔는지에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연초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중국과 협상을 이끌 때는 미국의 주된 우선 순위가 미국산 대두, 액화천연가스(LNG), 기타 원자재 구매를 늘리도록 해 무역적자를 줄이는데 있었지만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의 목표는 점점 극단으로 치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제 미국은 중국에 산업 보조금 지급 종식, 지적재산권 침탈 방지 같은 중국의 장기적인 구조적 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자문 등 강경파가 밀어붙이는 방안이다.

케네디는 이를 미 무역정책의 ‘스펙트럼 변화’라고 지칭했다.

그는 매파가 승리했다고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매파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강한 방안들을 밀어붙이고, 온건파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이를 견제하면서 매파와 온건파간 내부투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케네디는 매파는 더 야심적인 어젠다에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공급망을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되돌려 양국 경제 전체의 기반을 뒤흔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전쟁 미국내 충격은 내년 이후에야
무역협상 결렬로 트럼프가 협박한 2000억달러 중국 제품에 대한 25% 관세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그 시행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공청회에서는 예상대로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해산물부터 자전거에 이르기까지 중국 제품 6000여 품목이 대상이 될 3차 관세부과에 대한 공청회에서 대기업들 뿐만 아니라 중소 가공업체들도 불만을 쏟아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채드 브라운은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목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정치적으로 어떤 결과를 빚을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브라운은 퀼트를 하는 자신의 모친을 예로 들어 미 가정에서 피부로 느끼게 될 무역전쟁 충격을 설명했다. 그는 3차 관세부과 조처가 현실화하면 모친의 퀼트 재료비가 오르게 되고 “우리 엄마처럼 퀼트를 하는 수많은 이들이” 같은 고통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많은 미국인들이 비슷한 고통을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순간은 전에 없던 것이어서 정치적으로 어떤 결과가 빚어질 지 알 수 없다”고 전망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달러는 여전히 활기 넘치는 미 경제 덕에 트럼프가 느긋하게 안심하고 무역전쟁을 격화시키고 있고, 이를 불평하는 기업들도 트럼프의 감세 덕에 이윤 방석 위에 앉아있어 지금은 불만을 삭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정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무역정책이 실질적으로 미 경제에 충격을 주는 시기는 2019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무역전쟁을 미 경제 위협요인으로 지목은 했지만 아직은 시급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4일 미 경제가 탄탄한 성장을 하고 기준금리도 점진적으로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지만 무역전쟁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관할구역 기업들이 관세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있지만 아직 강한 대응책을 펴지는 않고 있다면서 “계획했던 투자도 연기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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