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강북 애물단지 ‘노도강’도 뜨겁다... 매수 대기 수첩도 등장

강남→강북→경기 갭 메우기 현상 본격 시작...가을까지 강세 이어질 전망

강남에 이어 강북 아파트 가격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로 이 아파트는 올 1월 전용 84㎡ 매물이 6억원 초반에 거래됐으나 지난 7월 기준 7억원을 넘어섰고 현재도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매물이 나오면 물건도 확인 안 하고 계약금부터 넣겠다는 매수자도 있어요. 지난해 8·2대책 전 6억원 수준이던 인근 아파트 가격이 현재는 7억원을 훌쩍 넘고 있습니다." (서울 중계역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노원구 교육 1번지 중계동뿐만 아니라 노원에서 가장 조용한 월계동, 공릉동도 최근 가격이 급등했어요. 오를 데로 오른 강남을 벗어나 강북, 경기도 하남, 광명, 철산 등 타 지역으로 투자자들이 이동 중 입니다."(서울 노원역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표한 강남·강북 균형발전 계획에 강남에 밀려 조용했던 강북 부동산 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개발 호재가 밀집한 여의도와 용산은 물론 미운오리였던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등 강북 전체가 기대감에 들뜨는 양상이다. 비록 박 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 전면보류 계획을 밝혔지만 한번 불붙은 상승세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민 주거 안정을 뒷받침해 왔던 강북권까지 급등하면서 무주택자들의 허탈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강북의 대치 중계동, 매수 대기 수첩 등장
지난 24일, 태풍 쏠릭이 서울을 비껴가 날씨는 흐렸지만 강북의 부동산은 개발 기대감에 뜨거웠다. 서울 강북 노원구 중계로에 위치한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최근 상황을 묻자 기자에게 매수 대기자 명단이 적힌 수첩을 몇 장씩 넘겨 보였다. 그는 "잔여 매물은 씨가 말랐고 이미 1억원 넘게 올랐는데 (매물이 나오면) 물건도 안 보고 계약금부터 입금하겠다는 매수자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근 한 아파트의 경우 매수자가 계약금으로 2000만원을 넣었는데 매도자가 최근 가격이 급등하자 물건을 거둬들이면서 양자 간 싸움에 부동산에 불똥이 튄 경우도 있었다"고 최근 강북의 분위기를 전했다.

강북 노원구 중계동은 강북의 '대치동', 혹은 서울의 '소치동'으로 불리며 교육 특화 단지로 유명하다. 재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자사고·외고 폐지를 공언하며 주목 받았고,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북 개발 마스터플랜에 들썩이고 있다. 앞서 왕십리와 상계를 잇는 경전철 동북선 시행사가 확정된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중계동 부동산을 찾은 한 매수자는 "하루 전인 23일 4억1000만원에 나온 매물이 하루 고민한 사이 4억5000만원에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며 "속칭 2~3년 동안 안 나가던 '못난이 매물'도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강남→강북→경기 갭 메우기 현상 시작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강남→강북→경기 주요 아파트들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강남) 전용 84㎡는 최근 27억50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강북 여의도와 용산은 급등 기대감에 물건은 없는데 호가만 1~2억원 이상 오르며 매수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서울에서 가장 아파트 값이 덜 오르는 강북 '노도강' 지역도 최근 들어 신고가를 경신중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 갭 메우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작년부터 강남 A급 아파트들이 오르면서 강남→B급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과 용산 여의도 등 강북 아파트→C급 경기 신도시 등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추가 규제 카드를 내놓더라도 상승세가 쉽게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추가 부동산 수요 억제책 발표나 연말 금리인상여부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가을 성수기가 지나고 올 연말까지는 집값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