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칼럼]

새로운 '기회의 땅' 해외조달시장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부과를 결정하며 시작된 관세전쟁은 중국의 보복관세와 미국의 재보복관세 위협으로 이어졌다. 최근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와 위안화 약세에 따라 무역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비치며 통화전쟁으로 번질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다. 한국과 같이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심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까지 나온다.

지난해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84%에 달하는 상황에서 국내 일자리 창출의 한계 극복과 기업의 혁신성장 등을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특히 수출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최근에는 해외 조달시장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해외 조달시장 규모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가량인 6조달러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에는 해외 조달시장이 기회의 땅이자 블루오션이다.

한국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47개 주요국가가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에 가입돼 있다. 협정국 간에는 협의된 금액 이상의 해외 조달시장을 개방하고 있어 정부조달시장에 상호입찰이 가능하다. 최근 들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도 개방형 경제를 추구하며 WTO GPA 가입을 서두르고 있어 해외 조달시장의 문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우리 중소기업들에 해외 조달시장은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 자국 산업보호를 위한 보이지 않는 장벽과 해외 조달시장에 대한 정보력 부재는 국내기업의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조달청은 기업들의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해외조달시장 진출 유망기업(G-PASS기업)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G-PASS 기업에는 해외 공공조달 전시회 참가, 수출상담회 등을 통해 해외 구매자와 연결통로를 만들어주고 있다. 또한 세계 190여개국의 입찰정보를 제공하고 주요 거점국가들에 대한 조달제도와 시장 현황을 조사·공개해 해외 조달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그 결과 G-PASS 기업의 2017년 수출실적은 첫해인 2013년 대비 4.5배 증가한 5억8000만달러로 늘었다. G-PASS 기업 수도 같은 기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조달청은 올해 3월 '조달시장 수출지원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며 해외 조달시장 진출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사업이 바로 '해외 조달시장 수출 전략기업 육성사업'이다. 이 사업은 국내기업과 해외 현지 전문기업을 일대일로 연결해 해외수주를 지원하는 것으로, 초기 해외 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접근방법이다. 현지 기업과 협업하고 중앙·지방정부의 프로젝트를 발굴함으로써 조달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해외 조달시장 진출의 주요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2월에는 '글로벌 공공조달 수출상담회'가 열린다. 지난 7월 코트라와의 업무협약 이후 처음으로 조달청과 코트라가 이 행사를 공동 개최한다. 조달청의 해외 조달시장에 대한 네트워크와 코트라의 전문성이 가세해 수출기업들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행사가 될 것으로 본다.


국내 조달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중소기업들도 국내 시장에 의존해서는 생존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해외 조달시장을 개척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과 도전의식,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의 더 많은 도전으로 해외 조달시장이 혁신성장의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춘섭 조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