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긴급진단]

한달새 수천만원 뛴 강북 집값 … 박원순표 '큰그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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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강북 주택시장.. 상대적으로 조용하던 노원·도봉·강북구도 들썩
'강북의 대치' 중계동은 매수 대기수첩도 등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세종대로 서울시청에서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보류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정부 입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매물이 나오면 물건도 확인 안하고 계약금부터 넣겠다는 매수자도 있어요. 지난해 8·2대책 전 6억원가량이던 인근 아파트 가격이 현재는 7억원을 훌쩍 넘고 있습니다."(서울 중계역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노원구 교육 1번지 중계동뿐만 아니라 노원에서 가장 조용한 월계동, 공릉동도 가격이 급등했어요. 오를 대로 오른 강남을 벗어나 강북, 경기 하남, 광명, 철산 등으로 투자자들이 이동 중입니다."(서울 노원역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표한 강남·강북 균형발전계획에 강남에 밀려 조용했던 강북 부동산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개발 호재가 밀집한 여의도와 용산은 물론 미운 오리새끼였던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등 강북 전체가 기대감에 들뜨는 양상이다. 비록 박 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 전면보류 계획을 밝혔지만 한번 불붙은 상승세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북의 대치 중계동, 매수 대기수첩 등장

지난 24일 태풍 '솔릭'이 서울을 비켜가 날씨는 흐렸지만 강북의 부동산은 개발 기대감에 뜨거웠다. 서울 강북 노원구 중계로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최근 상황을 묻자 기자에게 매수 대기자 명단이 적힌 수첩을 몇 장씩 넘겨 보였다. 그는 "잔여 매물은 씨가 말랐고, 이미 1억원 넘게 올랐는데 (매물이 나오면) 물건도 안 보고 계약금부터 입금하겠다는 매수자도 있다"고 말했다.

강북 노원구 중계동은 강북의 '대치동' 혹은 서울의 '소치동'으로 불리며 교육 특화단지로 유명하다. 중계동 부동산을 찾은 한 매수자는 "하루 전인 23일 4억1000만원에 나온 매물이 하루 고민한 사이 4억5000만원에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며 "속칭 2~3년 동안 안 나가던 '못난이 매물'도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강남→강북→경기 갭 메우기 현상 시작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강남→강북→경기' 주요 아파트들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강남) 전용 84㎡는 최근 27억50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강북 여의도와 용산은 급등 기대감에 물건은 없는데 호가만 1억~2억원 이상 오르며 매수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남과 여의도·용산에 이어 강북 '노도강' 지역도 최근 들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것은 이른바 아파트 가격 갭 메우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작년부터 강남 A급 아파트들이 오르면서 강남→B급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과 용산 여의도 등 강북 아파트→C급 경기 신도시 등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추가 규제 카드를 내놓더라도 상승세에 쉽게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