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일본은 부동산 중개업무도 AI 바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7 16:43

수정 2018.08.27 20:57

방대한 데이터 활용 딱맞는 가격대 매물 추천
일본은 부동산 중개업무도 AI 바람


일본에서 자체 개발한 첨단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부동산 중개업무에 활용하는 업체가 등장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부동산 적정가격과 추천 매물 등을 제시하며 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 '아날로그적' 인상이 강한 부동산 업계에도 AI 기술이 스며들고 있는 가운데 일본 대학 졸업 예정자의 절반 정도는 벌써부터 AI 발달로 사라질 직종을 고려해 취업 기업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40%가 IT 엔지니어···가격·추천 매물도 제시

27일 일본 NHK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AI 시스템을 맨션 등 중고 부동산 거래 중개에 활용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회사는 GA테크놀로지다. 지난 7월 한국 코스닥 격인 도쿄증시 마더스에 상장됐다. 직원 200명 가운데 40%가 정보기술(IT) 엔지니어라는게 특징이다.

GA테크놀로지가 운영하는 사이트에는 직전 10년간 중고 맨션 시세가 표시돼 있다.
과거 계약가격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물로 내놨을 때 예상가격, 입지와 이웃의 세대구성·범죄 발생률 등 환경조건을 고려한 시세 등을 알 수 있다.

웹으로 물건 검색부터 구입,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주 고객은 결혼, 출산 등을 계기로 부동산 구입을 검토하는, 인터넷과 PC에 익숙한 20대 이하 '디지털 네이티브'로 상정돼있다. 이 세대는 공유경제에 익숙해 중고 부동산에도 저항감이 없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은 부동산 매매기회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적정한지를 독자적으로 따져보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문 부동산 업자간에도 정보 격차가 있기 때문에 '업자의 시각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신감이 있다. 이런 정보의 비대칭성을 IT 기술을 활용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GA테크놀로지 창업자인 히구치 류(35)는 설명했다.

히구치는 "그동안 물건의 가격이 적정한지 여러가지 조건을 다른 사이트에서 비교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라며 "과거 계약사례나 비슷한 물건에 대한 정보를 참고해 AI가 가격을 산출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日 대졸취업 절반 "AI 발달로 사라질 업종 검토"

GA테크놀로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맞는 부동산을 추천해 준다. 가령, 새 물건이 들어오면 물건에 관한 정보가 적힌 도면을 AI가 화상인식으로 빠르게 읽어 들여 데이터베이스(DB)화한다. 물건의 도면을 담당자가 입력하면 1장당 20분 정도 걸리지만, AI는 단 1초만에 읽어 들인다. AI는 이렇게 등록한 연 2억5000만건에 이르는 DB와 보유하고 있는 과거 계약데이터를 종합한 뒤 고객 희망에 맞춰 어느 물건을 추천할지 판단한다. 담당자는 AI가 판단한 근거를 고객에게 설명하면 된다.
히구치는 지난 7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광고와 인력채용에 쓸 계획이며 특히 IT 엔지니어의 비율을 현재의 40%에서 50%로 높여 AI의 정확도를 올릴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유력 취업 정보업체 리쿠나비가 지난 1~8일 내년 봄 입사 예정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해 24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AI발달로 없어질 가능성이 있는 직업을 고려해 취업할 업종이나 직종을 검토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있다'는 응답이 46.9%였다.
AI 발달로 없어질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는 "은행·신용금고", 직종별로는 총무와 경리, 인사 등 "사무 및 직원 관련직"이 가장 많이 꼽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