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추가 대책]

대출규제 이미 내성 생겨 집값 과열 막기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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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7일 발표한 추가 규제대책과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이미 달아오른 주택시장 열기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문재인정부가 '초강력' 대책으로 평가받는 '8·2 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불과 1년여 만에 집중 규제 지역인 서울 집값이 다시 들썩이면서 사실상 '집값 잡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공급 없이 단순히 '규제 대상' 범위를 넓힌 것만으로는 집값 잡기에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규제 일변도가 내성만 키워

우선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미 정부가 돈줄을 옥죈 상황에서도 서울 집값이 오르고 있다"면서 "대출 규제가 조금 더 강화되는 것만으로 매매 거래에 나서는 수요자를 막기는 역부족"이라고 꼬집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미 서울 전역은 조정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각종 대출규제를 받는 상황"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투기지역 추가 지정으로 '3중 규제'를 받는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거대 유동자금이 많은 서울 주택시장에서 수요자들이 이번 추가 대책을 민감하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 일변도가 내성만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특히 서울 시장은 갈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풍부하고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큰 상태"라면서 "지속적인 수요억제책으로 내성만 키우는 시장 변질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된 경기도 광명시와 하남시도 서울 주택시장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규제를 강화하거나 자금조달계획 신고(3억원 이상 주택 거래 시) 등을 적용한다고 해서 현금 보유력이 있거나 관심이 높은 실수요자들의 접근을 원천차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함 랩장은 "광명시는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구로·신도림 등과 가까워 '가격 키맞춤' 때문에 집값이 오른 경우라 여전히 집값 기대감이 높은 곳"이라면서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추가 유입 수요는 막을 수 있겠지만 실거주 목적이나 굳이 대출이 필요없는 수요자를 막을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공급정책 병행 기대할 만해

정부가 규제대책 외에도 신규 택지개발 부지를 발굴하는 등 주택공급정책을 병행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집값 안정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심 교수는 "수요가 많은 지역에 택지개발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단기적으로는 택지개발지역 주변 지역의 집값이 폭등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입주까지 6~7년이 걸리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분산돼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침체된 지방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별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는 이날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부산의 7곳 중 기장군(일광면 제외)만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