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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예산안] 경제 정책 논란 속 '소득주도성장' 방점.. 재정 확대 논란 가열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8 10:00

수정 2018.08.28 10:00

[2019 예산안] 경제 정책 논란 속 '소득주도성장' 방점.. 재정 확대 논란 가열


사상 최대 규모인 470조5000억원으로 편성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 확대로 요약된다.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 소득 분배 개선, 국민 삶의 질 등 4가지 투자 방향에 방점을 찍고 있어서다. 궁극적으로 모두 '소득 재분배'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투자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주요 경제 지표들의 악화일로 등 '경제 정책 수정론' 속에서도 현재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정부의 완강한 뜻으로도 읽힌다. 다만,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경제 지표가 악화되는 등 재정의 한계가 드러냈음에도, 여전히 재정에 기대고 있는 모습이다. '재정 확대 논란' 역시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소득주도성장' 뒷받침 재정 확대 '방점'
28일 정부가 발표한 '2019년 예산안'에 따르면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만큼 내년 예산안 중 직접 일자리 예산은 23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19조2000억원 보다 22.0% 증가한 규모다. 일자리 예산 중에서도 역대급 규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평균 30만명을 웃돌던 취업자 수가 올 들어 6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로 추락하는 등 사상 최악의 '고용 쇼크'가 이어지고 있는데 기인한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수요가 많은 보건·복지 분야에 올해 보다 6만개 늘어난 9만4000여개 창출을 지원한다. 공무원(국가직) 일자리도 경찰, 집배원 등 현장 인력을 중심으로 2만1000명이 충원된다.

청년추가고용 장려금 18만8000명 지원, 청년내일채움공제 23만명 지원 등 올해 청년 일자리 추경에 반영된 사업들도 지속된다.

지지부진한 '혁신성장'의 동력도 재정을 통해 확보한다는게 정부 복안이다. 이 중 산업·중소기업·에너지분야에 대한 투자는 교육·환경·SOC(사회간접자본) 등 12개 분야별 예산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인 14.3%로 확대했다. R&D 예산은 20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돌파했다. 데이터, AI(인공지능), 수소경제 등 3대 플랫폼 경제 기반 구축과 혁신 인재 2만명 양성에 1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자율주행차, 드론, 스마트공장 등 8대 핵심 선도분야에도 3조6000억원이 지원된다.

소득 분배 개선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는데, 생계·의료·주거·교육 급여 등 기초생활 보장 예산이 올해 11조원에서 12조7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과 소상공인 전용 결제시스템도 구축된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평균임금의 50~60%로 확대되고, 지급기간도 240일에서 최대 270일로 늘어난다. 전체 보건·복지·노동 분야 예산은 162조2000억원에 달한다. 올해보다 17.6% 늘어난 규모다.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투자도 늘어난다. 10대 지역 밀착형 생활 SOC(사회간접자본)에 8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이는 지역 단위의 소규모 생활 인프라를 확충·개선하는 것이다. 도서관, 문화, 생활체육시설 등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재정 확대 논란' 한층 가열
세제, 금융, 규제 혁신에 이어 내년에도 재정 확대를 통해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득주도성장은 저임금노동자·가계의 임금·소득을 올려 소비증대→ 기업 투자 및 생산확대→소득증가의 선순환구조를 만들겠다는 경제 정책이다.

하지만 경제 정책의 '바로미터'인 경제 지표를 보면 전혀 고용이 나아지지 않고, 소득도 늘고 있지 않아 정부가 의도한데로 가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보수 진영은 물론, 진보 진영 학자들 조차 '경제 정책 수정론'을 제기할 정도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확장적 재정 정책은 찬성하지만 재정을 어디에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의 소득주도성장이 효과가 없다는 것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경제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재정 확대 뿐만 아니라 시장 구조개혁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정부의 재정 확대는 사회복지 분야의 일자리 창출에는 어느정도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재정 확대만으로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어 구조개혁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시장 구조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정 확대 정책은 '언발에 오줌누기'씩 대책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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