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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명수 농촌진흥청 과수과장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9 09:03

수정 2018.08.29 09:27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장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장


한국인들은 과일을 얼마나 먹을까.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1인당 연간 과일 소비량은 66kg이라고 한다. 이는 하루에 과일을 181.9g 정도 섭취한다고 하는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 영양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일을 충분히 먹고 있을까. 한국영양학회의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의하면 성인 남성은 하루에 300g, 성인 여성은 200g, 12∼18세 남성은 400g을 먹도록 권장하고 있다. 즉, 지금보다 과일을 더 많이 먹을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과일을 충분히 먹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과일에는 충분한 수분과 다양한 영양소는 물론, 식이섬유와 여러 가지 기능성 물질이 매우 풍부하다.
예를 들어 비타민과 엽산은 우리가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영양소이지만 과일을 통해서 쉽게 섭취할 수 있고, 블루베리와 같은 과일에 다량 함유된 항산화 물질을 통해서는 노화 방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과일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연구 결과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진에 의하면 하루에 사과를 3개 이상 섭취했을 경우 30세 이후의 폐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고, 이탈리아 연구진은 오렌지와 같은 과일을 섭취하면 구연산의 소변 배출양이 증가하기 때문에 신장 결석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최근 국내 대학교 연구진은 복숭아 섭취가 니코틴의 대사산물인 코티닌 배출을 70∼80% 증가시키는 등 해독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밝혀냈다.

미국 건강정보지 헬스라인(Healthline)에 따르면 충분한 과일 섭취는 다양한 기능 뿐 아니라 암, 당뇨병, 뇌졸중, 심장병 등 심각한 질병의 위험성까지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하루에 과일을 100g 더 섭취했을 경우, 심장병을 7% 감소시켰다고 한 프랑스 연구진의 결과와 포도, 사과, 블루베리와 같은 과일 섭취는 2형 당뇨병의 위험을 낮춰준다고 한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의 결과도 있었다.

간혹 지나치게 과일을 먹었을 때의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과일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과일에는 수분과 섬유질이 많기 때문에 일정량을 먹었을 경우 포만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통계적인 수치만 봐도 과일 섭취량은 권장량을 밑돈다. 지나친 과일 섭취에 관한 연구는 많지 않지만 하루 권장량의 약 5배(1.6kg)를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섭취했을 경우에도 특별한 역효과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과일을 많이 먹어도 괜찮다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하루 400g 정도를 적정량이라고 제시한다. 하루에 과일을 400g 정도 먹었을 때 질병 위험을 최소화 되는 경향이 있었으며, 이는 일반적인 섭취 권장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영양학회에서 제시하는 과일 1회 분량은 약 100g으로 사과, 복숭아 반개, 또는 포도 20알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러한 분량으로 3∼4회 섭취하면 1일 권장량이 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과일 섭취를 생과일 형태로 먹는 것을 권장한다. 당뇨병이 있는 일부 사람들의 경우 혈당 조절을 위해 과일 섭취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지만 생과일로 섭취할 경우 과일 섬유질은 음식 소화와 당 흡수를 천천히 하도록 하여 전체적인 혈당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결국 섬유질을 포함한 생과일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가을은 맛있는 과일들이 많이 나오는 계절로 부족한 과일 섭취량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시기다. 시장에 가면 여러 가지 종류의 과일이 있고, 과일마다 가지고 있는 영양 성분과 기능은 다양하다.
오늘은 장바구니에 가족 건강을 위해 다양한 과일을 충분히 담아 보시길 권하고 싶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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