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경제통' 추경호 "470조 슈퍼예산, 가계·기업 신음 속 정부만 호황누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가계, 기업, 정부 등 우리나라 주요 경제주체 중 정부만 호황이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전년도 보다 9.7% 올린 470조원 규모를 책정한 것에 대해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 마디로 요약했다.

추 의원은 "실업, 물가상승 등으로 가계도 힘들고 기업은 규제, 세금 폭탄으로 불확실성이 늘며 신규 사업 창출에 힘을 쓸 수 없는 분위기인데, 정부만 법인세, 소득세, 보유세 등 증세방안을 신나게 내놓으면서 재정확대를 하는 등 본인들만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 기획재정위원회 한국당 간사를 지냈으며 후반기 국회에서도 기재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으로 당내 몇 안되는 정책통 경제 전문가으로 꼽힌다.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추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물가상승률을 감안해도 4%대인데, 재정은 그에 두 배가 넘는 9.7% 상승했다. 국가 재정에서 버는 돈 보다 쓰는 돈의 속도가 빠른 것이다"며 "그렇다고 우리가 지금 흑자 살림도 아닌데, 이런식의 퍼붓기는 IMF처럼 심각한 국가경제 위기일 때 급하게 경제를 끌어올릴 때나 있을 법한 일이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내놓은 대안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라기 보단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필요한 복지에 재정을 사용하는 건 당연하다. 복지예산의 한 부분인 일자리 예산만 봐도 54조원을 쏟아부었는데, 재정확대로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 지에 대해 정부가 실효성 검증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확충만 하는 건 정답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치열한 검증 과정 후에 실효성이 있는 부분은 편성을 하고, 아닌 부분은 과감히 정책을 선회할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정부가 너무 '시혜성'에 몰두하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시혜성으로 보조금을 주는 식의 방식으로는 경제가 생산적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거듭 지적하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민간도 의욕을 가지고 일할 환경을 조성하고, 그러려면 고용 주체인 기업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지금 정부는 기업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 가득한 환경만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세금도 가계, 기업으로부터 얻는건데, 이런 경제 상황에서 세수만 늘려 경제 살린다는건 국가경제가 위험을 계속 안고 가는 것"이라며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세금을 늘려 더 어렵게 하지말고 차라리 가계, 기업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으로 나중에 세금을 더 낼 여력을 만들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는 우리나라가 현재 직면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감안하면 재정확대 정책은 후대에 큰 부담을 안겨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추 의원은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더는 현재 경제 구조를 감안하면, 우리 아들, 딸 세대들은 엄청난 세금 폭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이런 경제 구조속에서 재정확대를 지금처럼 이어가면 국가 부도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재정을 확대해 예산을 많이 받아 인기를 누리려는 습성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균형을 지키고 나라 곳간을 지키는 역할은 정부 그것도 기재부가 할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논란이 되는 '김동연-장하성 갈등설'과 관련해서 그는 "청와대 비서진은 전면에 나서기 보단 그림자 역할을 해야하고, 내각이 정책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런 맥락에서 경제 문제에 대해서 컨트롤 타워는 경제부총리가 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내각이 각자의 역할을 잊고 정권을 잡은 세력이 과제를 선정하면 무조건 따라간다는 식의 지금과 같은 행태로 가다가는 경제는 더 파열음이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