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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레저] 오름에서 내려다 본 제주, 가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30 16:42

수정 2018.08.30 16:42

사방이 뻥 뚫린 문도지오름, 정상까지 15분이면 닿아.. 일몰 등지고 '인생샷' 한 컷
동쪽 구좌읍 평대리는 일출이 예술인 핫플레이스
감수굴 밭담길따라 산책하며 제주 가을햇살과 풍광 만끽
소금을 뿌린 듯한 오라동 들판.. 메밀꽃
다채로운 풍광을 만들어내는 제주 오름에 가을이 찾아오고 있다. 제주 용눈이오름 아래 풀밭에서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다채로운 풍광을 만들어내는 제주 오름에 가을이 찾아오고 있다. 제주 용눈이오름 아래 풀밭에서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2제주도 동쪽의 구좌읍 평대리는 일출을 만나기 좋은 포인트다.
2제주도 동쪽의 구좌읍 평대리는 일출을 만나기 좋은 포인트다.

【 제주(제주)=조용철 기자】 높디높은 하늘과 울창한 숲으로 태양이 내려오는 가을이야말로 저무는 노을을 감상하기에 알맞은 계절이다. 가을이 머무는 제주를 사방이 뻥 뚫린 곳에서 온몸으로 느끼며 일몰을 보고 싶다면 제주시 저지리 문도지오름으로 향해보라. 올레 14-1코스가 지나가는 문도지오름은 15분이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고도가 낮은 편이지만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면 시야가 시원하게 뚫려 돌오름, 당오름, 마중오름 등이 한눈에 보이고 발 아래로는 저지곶자왈이 펼쳐진다. 일몰시간, 여유롭게 풀 뜯는 말들 사이로 하늘은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오름 아래 곶자왈이 붉은 해를 감싸 안는듯 노을은 더욱 눈부시다. 다채로운 풍광의 문도지오름에선 카메라만 들이대면 '인생샷'이다.

제주도 동쪽의 구좌읍 평대리는 일출을 만나기 좋은 포인트다. 어둠을 밀어내고 솟아오르는 붉은 빛이 평대리 앞바다를 물들이며 마침내 세상에 빛의 생기를 뿌린다. 따스한 아침햇살이 비추는 이때가 산책하기 좋은 타이밍이다. 감수굴 밭담길로 향할 차례다. 밭담길로 이어지는 산책 코스를 걸으며 상쾌한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셔보자. 밭담의 돌들이 얼기설기 물려있고, 틈새가 있어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의지하며 살아온 제주 사람을 닮아서일까. 밭담은 투박하지만 정겹다.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과 제주별빛누리공원에서 가을 밤하늘을 수놓은 별을 관측할 수도 있다. 전시실과 천체투영실에서 별자리와 천문지식을 익히고, 관측실에서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두 눈에 담으며 우주에 한 발 가까워진다. 계절에 따라 관측 가능한 별이 달라진다. 별빛누리공원에서는 여름, 가을 별자리 관측이 예정돼 있다. 9월 1일,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에서는 '서귀포 과학문화축전'이 열린다. 갖가지 과학체험 부스가 설치되고 과학 퀴즈, 로켓 발사 실험 등 이벤트로 과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다. 카메라가 아니라 마음으로 찍은 별자리 사진은 덤이다.

가을 햇볕을 듬뿍 받고 흐드러지게 핀 새하얀 메밀꽃이 제주시 오라동 들판에 가득 채워진다. 넓은 언덕 들판에 핀 소박하고 소담스런 꽃들이 하얀 물거품처럼 가을바람에 물결친다. 그래서 바닷가 어부들은 파도가 일었을 때 부서지는 포말을 '메밀꽃이 일다'고 하고, 작가 이효석은 '메밀꽃 필 무렵'에서 달빛 아래 빛나는 희고 작은 메밀꽃을 '소금 뿌렸다'고 하지 않았던가. 제주는 전국 최대 메밀 산지다. 척박한 제주 땅에서도 잘 자라고 제주토속음식인 빙떡이나 꿩메밀 칼국수에도 메밀가루가 사용된다. 특히 오라동 메밀밭은 전국에서 가장 넓어 장관을 이룬다. 메밀꽃밭에 파묻혀 메밀꽃보다 더 아름다운 미소가 담긴 사진 한 장 찍어보는 건 어떨까.

중문단지 입구 '박물관은 살아있다'는 공간적인 트릭아트(착시 미술)와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재미있고 신기한 전시물로 가득하다. 세계적인 명화와 영화 장면을 옮겨놓아 직접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히 최근 새로 선보인 '백작의 방'에는 다른 곳에서 접할 수 없는 신비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제주 구경을 마쳤으니 이젠 몸이 쉴 차례다. 물 좋고 공기 좋은 제주 자연의 품에 안기면 자연스레 힐링이 되지만 의학과 과학의 기술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해발 350m에서 신선한 공기를 늘상 공급받는 WE호텔은 제주도 최대 종합병원인 한라병원이 운영하는 힐링호텔로, '수치료'가 유명하다. 여기에선 화산암반수를 이용한 '해암하이드로 테라피' 프로그램으로 심신의 피곤함을 싹 사라지게 만든다. 아침마다 숲해설사를 따라 호텔 뒷편 제주 원시림 산책로를 탐방하며 휴식을 취하는 '힐링 포레스트'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사진찍고 휴식 취했으니 체력보강

우리네 식탁과 친근한 고등어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생선이다. 낚아 올리자마자 죽는 특성으로 고등어회는 산지에서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살 오른 제주 가을 고등어는 싱싱한 회가 제격이다. 비린 맛 없이 고소한 기름이 입안에 퍼지듯 부드럽게 녹아든다. 제주의 또 다른 별미는 '고등어 해장국'. 원래 고등어를 주재료로 하는 죽이나 국은 추자도 음식이라고 한다. 고등어해장국은 11년 전 추자도 출신 주인장이 성미식당에서 처음 선보여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특별 메뉴다. 제주 고등어와 삼치를 뼈째 갈아 넣고 콩나물, 우거지 등과 함께 끓인 얼큰한 맛이다. 이 가을 미식가의 입맛을 사로잡는 제주 고등어회와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고등어해장국 한 그릇으로 기력을 충전해보자.

입맛이 슬슬 돌아오는 이때 간사한 사람의 혀는 찬바람 부는 겨울 국민 간식, 새콤달콤 감귤이 생각난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에 좋은 방법이 있다. 귤향과즐 체험으로 조금 일찍 귤향을 손과 맛으로 직접 느껴볼 수 있다. '과즐'은 제주식 한과라 할 수 있는데 예전의 과즐은 보릿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기고 달달한 조청을 발라 좁쌀튀밥 옷을 입혀 만들었다.
최근에는 튀김 반죽에 감귤과즙을 넣어 그 맛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과즐은 달지 않고 질리지 않는 건강한 맛 때문에 제2의 제주특산물로 급부상 중이다.
귤향과즐을 제조·판매하는 신효생활개선회와 하효살롱에서는 '귤향과즐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특히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제주 귤향과즐 만들기로 건강한 간식을 직접 만들어보자.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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