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화재 등 현행법 제약 징벌적 손배 전면 도입해야”

대한변협 집단소송 토론회 “소비자 개별 소송 포기로 기업 유사 위법행위 발생”
배상 5~10배수 상향 주장

BMW 화재 사태로 자동차 결함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발 방지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도가 전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수 피해자에 대한 효율적인 구제와 사업자의 반복적인 위법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두 제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주최로 30일 서울 강남구 대한변호사협회 14층 대강당에서 열린 '자동차 화재 사건으로 본 효율적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법조계, 학계, 소비자 단체 등 전문가들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과 집단소송의 전면도입에 대해 촉구했다.

■"현행법, 피해자 구제에 도움 못 돼"

송해연 대한변협 공보이사는 BMW 자동차 화재 사건에서 비춰보듯 현행 제조물책임법이 피해자의 구제에 별다른 도움이 못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이사는 "발생하는 사건의 유형에 따라 대증적 요법으로 법령을 개정하는 것은 현대의 복잡하고 다양한 사건에 대해 즉각적이고 실효적인 대응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며 "이것이 현재 포괄적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이유의 하나일 것"이라고 밝혔다.

BMW 사례와 같이 피해자 수는 많으나 개별적 손해액수가 적을 경우 시간과 비용에 부담을 느낀 피해자들은 법률적 구제수단을 통한 피해구제를 포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사업자의 동일한 유형의 위법행위는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송 이사는 향후 도입돼야 할 제도의 방향에 대해 "피해자의 손해가 보다 용이하게 입증될 수 있고, 기대에 상응하는 수준의 배상이 이뤄 질 수 있는 제도여야 한다"며 "소송비용이 경감될 수 있고 장기간의 소송지연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하며, 유사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도 공편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관련 특별법이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목표대상을 한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불법행위자인지 사업자인지, 매출 규모, 고의나 중과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을 어떻게 둘 것인지 등 타겟을 좁혀야 기존 법체계와 다른 특별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배상액 범위, 소비자 입장에서 기준"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지하는 변호사·교수 모임'의 홍성훈 변호사는 징벌적 배상의 범위에 대해 입법된 현행 3배수 배상은 타당하지 않고 5~10배수로 올리자는 의견을 내놨다.


홍 변호사는 "두 제도가 논의되는 분야는 대부분 불특정 다수의 소액 피해자가 양산되는 분야이거나 다수가 아니라도 자칫 생명 및 신체에 대한 회복 불가능한 심대한 손해가 예상되는 분야"라며 "기본적으로 피해자인 소비자의 입장에서 기준을 잡고 논의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제완 고려대학교 법한전문대학교 교수는 "모든 사건에 일방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징벌적 배상과 집단소송을 도입하는 입법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민법상 손해배상의 근본원칙이 흔들리게 된다는 반대론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집단의 다수피해가 발생하는 구체적인 영역에 관해 해당 분야에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식으로 개별법상 관련 규정을 도입하는 방식이 입법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차적 측면에서 다수 집단피해자의 보호를 위해 기판력, 인지대, 증거확보 등의 측면에서 유익한 제도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크다"며 "이는 개별입법에 의할 수도 있겠지만 민사소송법이나 관련 절차법의 개정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