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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혁신 가로막는 사회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30 17:21

수정 2018.08.30 17:21

[차장칼럼]혁신 가로막는 사회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기업들의 요람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003년 이례적으로 자동차 회사가 탄생했다. 그 이름은 테슬라. 전기차 생산하는 테슬라는 이전 전기차들이 연비나 친환경성을 내세웠던 것과 달리 고성능 차량을 선보여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혁신을 인정받으면서 테슬라는 2016년 70억달러 매출에 3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사가 됐다.

그런가 하면 2009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유차량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운 회사 우버가 생겼다. 기존 택시회사들이 회사 소속의 차량을 전문기사가 몰며 승객에게 요금을 받아 운영하는 것과 달리 우버는 기사가 소유한 차량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승객과 중계해주는 사업모델을 들고 나왔다. 누구나 자신이 소유한 차량을 이용해 택시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버는 중계수수료로 수익을 올렸다.

테슬라와 우버는 사업모델의 혁신성으로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테슬라는 석유나 경유 같은 화석연료 기반의 자동차와 이를 만드는 자동차 제조사가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를 연료로 하는 자동차를 선보였다. 그러면서도 성능은 뒤지지 않는 자동차였기 때문에 기존 산업에는 강력한 위협으로 인식됐다. 우버의 사업모델은 운송업의 벽을 허물었다. 기존 택시업계를 위협해 여전히 한국을 비롯한 곳곳에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논란 때문인지 두 회사는 현재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테슬라는 차세대 주력제품인 '모델3'의 생산이 지연되면서 경영악화의 위기에 몰렸다. 생산공장의 잇단 화재와 자동차의 폭발사고가 이어지면서 지난 2·4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2·4분기에만 7억1753만달러(약 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차량공유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우버는 최근 전기자전거와 스쿠터로 사업모델을 바꾸는 분위기다. 우버는 지난 2·4분기에 8억9100만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분기 5억5000만달러보다 더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혁신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한다. 테슬라는 배터리 기술력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르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얘기다. 우버는 기존 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미리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 대부분은 혁신의 산물이다. 자동차의 등장으로 마차산업은 쇠퇴했다.
그러나 자동차 등장으로 인간은 먼 거리를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을 속도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우버나 에버비앤비가 내세우는 공유경제는 갈수록 도시로 많은 사람이 몰려들지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하는 회사나 사람들을 대접하고, 정부의 정책도 이들을 우대해주는 방식이 돼야만 사회의 발전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정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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