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文대통령 평양 길, 경제사절단 함께 간다

경협으로 북미대화 견인.. 2007년 정상회담 때처럼 경제단체·기업인 동행 가능성
특사단은 오늘 방북.. 비핵화-종전선언 빅딜 담은 文대통령 친서 전달할 듯

대북특사로 평양에 파견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방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9.4 연합뉴스
청와대가 이달 평양에서 개최될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을 대규모로 꾸릴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가동을 통해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수행단에 재계 인사를 대거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엔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무역협회 등의 경제단체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 고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다.

이번엔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장과 현대그룹, 삼성, CJ, 포스코 등 대북사업에 관여해왔거나 관심을 보이는 기업 총수 및 전문기업인들이 최종 방북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 주도로 한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으며, 한화와 대우건설은 각각 대북사업 TF와 북방사업팀을 신설하는 등 관련 조직을 정비했다.

앞서 청와대는 판문점에서 열린 4·27 남북정상회담(1차) 당시 재계 인사 중 유일하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환영만찬에 초대, 남북경협이 비핵화 논의의 후속편이 될 것이란 구상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경협 준비단계에서 남북 민관 협의체 구성 등의 청사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당일치기로 평양 방문에 나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북특별사절단의 손엔 북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이 과정에서 북한이 얻게 될 경협구상이 담긴 문 대통령의 친서가 들려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를 보일 때마다 경협 카드를 유인책으로 던져왔다. 앞서 지난달 광복절 경축사에선 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과 산업단지 개발을 골자로 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와 통일경제특구 구상을 제시했다. 비핵화에 불안감을 드러내는 북한에 '밝은 미래'라는 청사진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으로선 경협구상을 지렛대 삼아 미국 측이 요구하는 비핵화 시간표가 담긴 액션플랜(행동계획)과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과감한 접근법을 북한에 제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유효한 상황에서 이런 경제인 방북이 되레 한·미 공조에 균열을 야기할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로 예정했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가 연기된 것도 "미국과 보조를 맞추라"는 워싱턴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청와대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 구체적인 방북인사 규모와 활동 등은 특사단의 평양 방문활동 결과를 보고 정한다는 입장이다.

대북특사단은 5일 오전 공군 2호기를 이용해 서울공항을 출발, 오전 9시께 평양에 도착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과 면담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