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민관이 취약층 관광복지실현 나서야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5 16:31

수정 2018.09.05 16:31

[특별기고]민관이 취약층 관광복지실현 나서야


작년 한해 해외 출국객 2650만 명. 우리나라 인구를 고려하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국민들이 해외로 떠났다.

국민소득 3만달러시대를 맞아 올해는 3000만 명 이상이 해외로 떠날 것이라 한다. 한 해 동안 열심히 일하고 보상이라도 받듯 시간과 돈이 허락하는 한, 일 년에 두세 번, 많게는 서너 번씩 일상을 쪼개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해소되고 가치를 �i는 다양한 여행욕구가 넘쳐남에 따라 간편한 예약플랫폼은 여행을 너무 쉽게 만들었다. 스마트폰 하나로 항공과 호텔은 물론 식당, 내비게이션 어플을 통해 얼마든지 새로운 곳을 찾아다닐 수 있게 됐고, 언어의 장벽마저 낮아졌다. 또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에 대한 관심과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욜로족'들로 여행에 대한 소비는 더욱 증대했다.


하지만 반대로 여행이 그림의 떡이며 현실과 멀기만 한 사람들이 있다. 가까운 예로 여름방학을 끝낸 저소득층 가정은 걱정이 또하나 생겼다. 새 학기되자 친구들 사이에서 '너는 어느 나라를 다녀왔니'가 화제인데, 대화에서 소외된 친구들은 민감한 시기 자칫 자존감에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걱정이고 집안의 경제상황을 모르는 아이들은 우리는 왜 여행을 가지 않느냐며 부모에게 때를 쓰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 외에도 휴식이 필요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아야하는 많은 사람들, 워라밸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정작 현실에서는 가장 멀리 있는 것이다. 이렇듯 부익부 빈익빈으로 인한 여행기회의 불균형은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무엇을 먹고 마시는가의 문제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어떻게 살아 갈 것인지의 시각과 삶의 태도를 여행을 통해 배워야 하며 나아가 삶을 바꾸는 경험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에서 현장의 체험을 강조하는 지금의 교육제도를 고려하더라도 여행을 통해 세상이 얼마나 넓고 할일이 많은지 스스로 탐구해야 한다.

반갑게도 이런 여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 정부·지자체의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작년부터 장애인·저소득층 등 관광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서울 1일 여행, 지방 1박 2일 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서울시와 하나투어문화재단이 협력해 저소득층 한부모가족 대상으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해외여행(7.12~7.16, 3박 5일)을 지원했다. 이는 단순히 소외계층의 여행경험 불균형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관광복지 실현의 실마리를 민·관이 함께 풀어가려는 의미있는 시도이다.

'한 번의 여행이 인생을 바꿀 수 있는가'의 질문에 'Yes'라는 대답 대신 이번 희망여행 '가족愛(애)재발견' 참가자의 후기를 들려주고 싶다.

"꿈을 꿨나 싶습니다.
생각 만해도 미소가 지어지고 행복한 기억으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내 심장 같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어 좋았고 좋은 인연들, 그리고 고마운 분들과 함께 지낸 3박 5일간의 시간은 살아가면서 결코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원00님 가족)"

여행을 통해 단지 개인의 워라밸이 아닌 사회적 워라밸이 실현되길 바라며, 더 많은 여행기업 및 민간기업과의 협력, 정부·지자체의 제도개선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관광기본권이 보장되길 바란다.

이상진 하나투어문화재단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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