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들까지 ‘한국산’ 수입 규제

보호무역주의 세계적 확산..동유럽국가들 韓 철강 규제, 印도 세이프가드 조치 전망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세계 각국의 수입규제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우리 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무역국을 넘어 최근 동유럽 국가 등의 개발도상국과 교역 비중이 크지 않은 국가로 수입규제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5일 한국무역협회 수입규제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25개국(국가연합 포함)에서 총 195건의 수입규제를 시행하거나 관련 조사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달 동유럽 국가들의 모임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이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에 착수했다. EAEU에는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이 소속돼 있다. 마그니토고르스크, 노보리페츠크, 세베르스탈 등의 기업들이 한국산 제품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유럽 국가들로도 수입규제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미국에서 촉발된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가 전 세계적으로 뚜렷하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현재 EAEU가 한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수입규제 관련 조치에 나선 것은 지난달 조사에 착수한 철강재 제품이 유일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세이프가드 조사를 착수했다고 해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개발도상국들도 보호무역주의 대열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중국, 유럽, 캐나다, 터키에 이어 인도도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 등 수입규제 조치를 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도가 세이프가드를 실행할 경우 한국 철강업체들은 다시 한 번 주요 수출길이 막히게 돼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철강 제품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의 수입규제 조치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들이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저가의 철강제품이 유입돼 자국 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을 우려해 관련 조치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입규제 관련 신규 조사 개시는 모두 16건으로 집계됐다. 올 연말까지 한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30건 안팎의 수입규제 신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무역업계에서는 미국 상무부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무부는 수입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자국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이 한국 등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한 국가들에게도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어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미국이 철강 관세 부과에 있어 개별 국가와의 협상을 통해 다른 기준을 적용한 사례가 있다"면서 "자동차 관련 추가 관세 여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