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늘리고 거래세 인하…정부 부동산 정책 ‘투트랙’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추석 전에 1차적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일대. /사진=연합뉴스

정부 부동산 정책이 ‘공급 확대’와 ‘거래세 인하’라는 양대 축으로 전환된다. 그동안 수요 억제책을 중심으로 정책을 펼쳐왔지만,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7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추가 대책이 내주 발표된다. 이번 대책에는 기존 수요억제 정책인 대출·세금 규제와 함께 주택공급을 늘리는 공급대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세 강화에 따른 거래세 인하 정책은 여야와 정부가 표면적으로는 뜻을 모았지만, 정부 부처마다 입장이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어 정책 발표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정청 "공급 확대" 한 목소리
최근 당정청은 한 목소리로 ‘부동산 공급확대’를 집값 잡기 대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30일 취임 후 첫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정부의 부동산 공급확대를 주문하고 나선 것이 시발점이 됐다.

여기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실수요가 있는 곳에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며 동조하고 나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도심 개발이나 정비사업을 할 때 규제를 완화해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여당과 청와대, 국토부에서 주택 공급 확대에 공감을 표시한 만큼 정부의 신규 택지 지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야권도 부동산 공급확대 정책에 뜻을 같이하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도시 개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신도시 개발이 단기적으로는 투기수요를 자극해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이유로 신도시보다는 소규모 택지 분산 조성 등의 방식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거래세 인하' 공감대…조율은 아직
당정청은 주택 공급확대와 함께 보유세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투기 세력보다는 실수요자 거주를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보유세가 강화될 경우 이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거래세 인하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보유세 강화로 자칫 경직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에 자유로운 거래 여건을 만들어주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그동안 정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정부는 다주택자 압박과 투기 세력을 막기 위한 카드로 양도세 강화를 주장해왔다. 그런데 최근 여당과 청와대 내에서 거래세 인하가 언급 되면서 정부 정책 노선이 수정될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다만, 관계 정부 부처 내부적으로는 조금씩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조율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양도소득세를 당장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 역시 취득세 인하가 지방세수 감소를 야기할 수 있고 투기를 막는 효과도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부동산혼란, 정부 '원보이스' 강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 시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고 관계부처와 차분히 대책 준비 중이며 결론 나면 적절한 창구에서 '원 보이스'로 말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대책을 둘러싼 당·정·청 엇박자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에서 수소생산업체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종부세 개정안이 국회에 넘어가 심의를 기다리고 있어 심의 과정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종부세 개정안의)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부동산 과열 문제와 관련해선 "일부 투기적 수요에 불안 심리가 편승한 것 같다"면서 "유동성이 수소경제 등 건전한 투자 쪽으로 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임대사업자 규제강화 카드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가능성을 묻는 말에 "부처가 차분히 논의 중인 (부동산 종합대책) 안에서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