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美 비핵화 방식 파격 양보에 北 수용 안 했다'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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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수교, 비핵화의 마지막 출구라는 생각 바람직하지 않아" "파격적 조치 해야 트럼프 첫 임기 내 완전한 비핵화"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미관계와 북핵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8.9.7 jjaeck9@yna.co.kr (끝)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미관계와 북핵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8.9.7 jjaeck9@yna.co.kr (끝)

문정인 "'美 비핵화 방식 파격 양보에 北 수용 안 했다' 들어"

"북미수교, 비핵화의 마지막 출구라는 생각 바람직하지 않아"

"파격적 조치 해야 트럼프 첫 임기 내 완전한 비핵화"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차지연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7일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관련, "미국 측이 생각보다 훨씬 유연한 조건을 얘기했는데 북측이 안 받은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주최한 '북미관계와 북핵전망' 강연에서 "북미 간 핵 관련 신고·사찰 협상 상황은 외교 비밀이어서 제가 알 수 없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측에서 (핵 물질·시설의) 신고 및 사찰과 관련해 상당히 파격적인 양보를 했는데 북측이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들었다"고 부연했다.

성김 대사는 한때 북미 간 판문점 실무회담의 미국 측 대표를 맡았다.

그러면서 "미국 쪽에선 대화 모멘템을 살리려는 의지가 강한 것 같은데 그게 안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의 방북과 오는 18∼20일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전환점을 맞게 됐다고 문 특보는 설명했다.

문 특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 실현을 희망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파격적인 조치가 있어야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 특보는 "완전한 비핵화는 핵시설, 핵물질, 핵무기, 탄도미사일, 핵 과학자와 기술자, 5개를 완전히 없애는 것인데, 2년 반 사이에 할 수 있는가"라며 "이는 또 사찰과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결과 신고, 사찰, 검증이라는 점진적 과정을 겪으면서 2년 반 내에 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다만, 북한의 핵탄두 반출을 통한 선제적 폐기, 핵 관련 중요 부분에 있어 '신고'를 생략한 채 '동결 직후 해체' 등 파격 조치가 있을 경우 2년 반만의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핵물질, 핵탄두를 선제적으로 20∼30개 반출해 폐기하라'고 요구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북한이 이를 안 받았다고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비핵화를 하려면 그런 선제 조치를 북한이 고려해야 시간표를 맞추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미국이 얼마나 보상해줄 수 있느냐도 문제"라며 북한체제 인정과 수교를 핵심으로 한 정치적 보상, 북한에 대한 불가침 보장, 제재완화를 비롯한 경제적 보상 등을 꼽았다.

문 특보는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과정과 북한이 원하는 인센티브 로드맵을 같이 넣고, 한·미·중이 껴서 해야만 2021년까지 전 세계가 납득할 비핵화가 오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문 특보는 북미 간 신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협상을 오래 한 고위직 인사와 얘기해 보면 북한과 미국 사이에 신뢰가 쌓이지 않는 한 (핵 폐기 등의) 신고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미국을 믿지 못하면 '헤징', 즉 위험 분산 전략을 사용하고, 미국 입장에선 그것이 '치팅'(속임수)이 된다. (신뢰가 충분히 쌓이지 않으면) 사소한 것으로 싸우면서 파국으로 간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북미수교를 비핵화의 마지막 출구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북한이 (10에서) 5∼6 정도 비핵화 행보를 보이면 미국에서 선제 조치를 포함해 북한과 수교를 맺는 것도 좋다"며 "평양에 미국 대사관이 있어야 협상 모니터링도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대북 특사단의 방북을 거론하며 "우리를 통해 자꾸 얘기하는 것은 '북미 간 커뮤니케이션(소통) 채널에 상당히 문제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역할이 상당히 큰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문 특보는 북한의 9·9절 행사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강경한 태도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에 얼마 전 다녀왔을 때 시 주석이 9·9절에 가는 것으로 들었는데 아마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라며 "결국 북한이 신고·사찰 문제를 갖고 미국에 강경하게 나오는데 뒤에 중국 배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또 "(한반도) 비핵화에도 더 큰 추동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파적 이득을 떠나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비준동의를) 안 해도 관계는 없지만, 하면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북한 비핵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판문점선언이 국회 비준동의를 못 받아도) 미국 의회에선 크게 주목을 안 할 것"이라면서 "다만 '남북관계 개선도 잘 못 하는 한국 정부가 북미 관계를 잘 되게 하려고 나섰을 때 의미가 있겠느냐'는 냉소가 미국 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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