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키디데스의 함정' 빠진 미중 무역전쟁, 벼랑끝 승부 치닫나

지령 5000호 이벤트
AP연합.
【베이징 서울=조창원 특파원 송경재 기자】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파열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가 임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70억 달러 규모의 추과 관세 부과를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더구나 중국의 8월 대미 무역흑자폭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7월 이후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에도 양국간 무역불균형이 오히려 심화되면서 미국의 대중 관세폭탄 수위도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기존 패권국이 신흥 강대국 부상을 우려한 끝에 양국간 전쟁이 벌어진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0억 달러 이어 2670억 달러 폭탄투하 장착
미국의 대중국 경제압박은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2000억 달러 규모에 대해서는 그들(중국)과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곧(very soon) 취해질 수 있다. 어느 정도 중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같은 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2000억 달러(약 224조8000억 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는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안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가 6일 마무리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부과 강행이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점을 시사한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규모와 관세율, 시기에 관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의 반응에 따라 2000억 달러에 대한 규모와 품목별 관세율 및 시행 시기 등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 달러에 이어 더 큰 267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강행할 수 있다는 언급으로 중국을 코너로 몰아넣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런 말을 하기는 싫지만, 그 뒤에는 내가 원하면 짧은 공지를 통해 취할 준비가 된 또 다른 2670억 달러 규모가 있다. 그것은 완전히 방정식(상황)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1차로 500억 달러에 대한 관세폭탄이 투하된 데 이어 규모를 대폭 늘려 20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부과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추가로 2670억 달러 규모에 대한 융단폭격으로 보복 단계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이 5056억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폭탄을 때리는 셈이다.

■中, 8월 대미 무역흑자 300억달러 돌파…사상최대 경신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도 미중 무역전쟁의 암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지난 7월 초 340억 달러에 이어 160억 달러 등 총 5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폭은 오히려 사상최고치를 기록해 미국의 고강도 압박 수위를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지난 8일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달러 기준 8월 중국의 전체 수출입액은 4069억5000만달러(약 457조4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늘었다. 8월 수출액은 2174억3000만달러였으며 수입액은 1895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중국의 8월 무역수지는 279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도 중국의 전체 수출입액은 큰 변동이 없다.

더구나 8월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10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직전 기록이었던 지난 6월의 289억3000만달러보다 많아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주목할 점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벌어들인 흑자 규모가 전세계를 상대로 한 무역의 흑자규모보다 크다는 점이다.
이로써 올들어 8월까지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누적액은 1926억4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1679억4000만달러보다 늘었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출구전략 없는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상황이 결국 '신냉전'(a new cold war)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넥스트 아시아'를 저술한 저명한 경제학자인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선임연구교수는 지난 7일 홍콩에서 열린 홍콩 미국상공회의소 연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20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가 미중 무역잰쟁을 '장기적이고 격렬한 전쟁'으로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