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판 우버', '엠블' 암호화폐로 승차공유 서비스 새 시장 연다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로 우버의 '데이터·수익 독점 구조' 깨트려

블록체인 기반 모빌리티 프로젝트 '엠블 파운데이션' 우경식 대표 인터뷰

블록체인 기술로 차량호출(라이드헤일링)을 비롯해 차량·승차공유에 참여하는 운전자들에게는 수입을 보장하고 이용자에게는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
스마트 모빌리티(첨단기술 융합형 이동 서비스) 벤처기업 이지식스가 지난 5년 간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에서 렌터카 모바일 예약·관리 사업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블록체인 기반 모빌리티 사업에 나섰다. 흩어져 있는 자동차 주행 및 거래·정비 관련 핵심 데이터를 블록체인(분산원장)에 기록해 정보를 공유한 운전자·이용자에게 ‘엠블(MVL)’이란 암호화폐를 인센티브 형태로 돌려주는 한편 신뢰도 높은 빅데이터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 모델이다.

이지식스가 블록체인 기반 토큰이코노미(암호화폐 보상경제)를 통해 글로벌 차량공유 업체 우버의 폐해로 지목된 ‘데이터·수익 독점’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엠블 파운데이션을 설립,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본격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대 개발 동아리 출신 멤버들이 창업한 이지식스의 우경식 대표 / 사진= 김미희 기자

■택시·차량호출서비스에 암호화폐 보상 개념 접목
엠블 파운데이션을 이끌고 있는 우경식(Kay Woo) 이지식스 대표(사진)는 10일 서울 동산로 이지식스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 7월 싱가포르에서 엠블 코인 개념을 접목한 라이드헤일링 서비스 ‘타다’를 선보였다”며 “수수료가 전혀 없는 타다는 엠블 생태계에 참여하는 운전자와 승객이 암호화폐 보상을 받으면서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빅데이터를 보험회사나 공공기관처럼 관련 모빌리티 데이터가 필요한 곳과 공유하면서 수익을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엠블 파운데이션은 지난달 베트남 보험사 PTI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동부화재가 대주주인 PTI는 베트남 현지에서 차량·재산 등 각종 손해보험을 서비스하고 있는 5대 보험사 중 하나다. 이번 MOU로 베트남 현지 운전기사들이 가입한 보험은 물론 460여 곳의 차량 수리업체에 암호화폐 엠블을 결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엠블 파운데이션은 '타다' 서비스에 암호화폐 기술을 접목, 운전기사의 타다에 대한 충성도와 승객들이 누리는 서비스 수준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택시와 우버 등 기존 택시·차량호출 서비스는 안전운행을 한 기사에 대한 평가가 단순 별점 표시 등 익명 후기로 이뤄지지만, 타다는 사후 평가에 참여하는 승객에게 암호화폐로 직접 보상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평가의 질과 데이터의 정확성을 동시에 높인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엠블’은 이후 타다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주유·세차, 자동차 수리 등을 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우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 엠블 메인넷이 나오면 그 위에 이지식스(렌터카 예약)와 타다(차량호출)를 비롯해 다양한 파트너사의 택시호출, 합승(카풀·승차공유), 차량공유, 자동차 보험 서비스들을 디앱(DApp, 분산형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올려 연계할 예정”이라며 “운전사와 이용자들이 각각 주행 데이터와 서비스 평가 기록을 통해 인센티브로 받은 암호화폐 엠블은 현금·포인트처럼 다른 제휴사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엠블(MVL)이 싱가포르에서 하고 있는 라이드 헤일링 서비스 ‘타다(TADA)’ 앱 화면 /사진=엠블파운데이션

■차량 주행 및 탑승·결제 이력 데이터 소유권 제공
타다는 택시기사와 차량공유 및 승차공유 운전사들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덕에 서비스 개시 한달여 만에 등록된 운전기사가 1만3000명에 이른다. 또 우버나 그랩과 달리 타다를 통한 운행 수익을 오롯이 운전기사가 가져가기 때문에 ‘입소문 마케팅’, 즉 구전효과를 통한 일반 이용자 유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엠블의 설명이다. 이른바 ‘엠블러(생태계 구성원)’인 운전사들이 1:1 홍보 창구가 되면서 싱가포르 현지에서 타다에 등록한 승객 수는 현재 약 6만 명에 달한다.

우 대표는 “우버와 그랩 등이 전통적인 택시운행 서비스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옮기면서 산업 자체를 바꾸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특정주주들에게만 돌아갔다”며 “그 결과 플랫폼 참여자인 운전사의 삶은 질은 여전히 낮고 탑승자들도 모바일 차량 호출 이상의 혜택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운전사의 주행 기록과 이용자의 탑승·결제 데이터는 현재 우버와 그랩 등 플랫폼 사업자가 독식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로 각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은 물론 제3자가 해당 빅데이터를 활용했을 때 관련 보상을 개개인에게 돌려주는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규제 불확실성' 속 엠블 서비스 1차 지역은 해외
엠블 파운데이션의 다음 ‘타다’ 서비스 출시 지역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지원을 위한 통합결제 기술 개발 및 시범운영’ 연구개발(R&D)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올 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리무진 예약 서비스을 제공하는 등 정부·지자체와 활발한 교류를 이어온 이지식스가 왜 서울이 아닌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만 엠블 서비스를 선보이는 걸까. 바로 규제 공백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때문이다.

우 대표는 “국토부 R&D 과제도 사실상 엠블 파운데이션의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을 가지고 이지식스가 참여하는 것”이라며 “이른바 ‘풀러스 사태’에서 드러난 정부·지자체의 승차공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모든 형태의 암호화폐공개(ICO) 전면금지’ 등 규제 불확실성, 다른 사업적 기회 등을 고려했을 때 제도권 안에서 안정적으로 엠블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싱가포르를 최종 론칭 지역으로 선택했다”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