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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받아 부동산투기...3년간 24조원 달해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0 14:56

수정 2018.09.10 14:56

제조업 대출 증가액의 10배...부동산 쏠림 심화 입증  
최근 3년간 국내 17개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중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이 36조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대 시중은행이 24조원에 이른다. 기업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대출이 같은기간 2조5000억원 증가한 것에 비하면 약 10배 가량 많은 셈이다. 결국 기업들이 대출을 받아 시설투자 등에 집중하기 보다는 부동산 투기에 더 열을 올린 셈이다.

10일 금융감독원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의 올해 1·4분기 기준 부동산임대업 대출 잔액은 총 115조 7648억원으로 전체 기업대출 463조3637억원의 2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대출은133조3328억원으로 전체 대출액의 28%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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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부동산·임대업으로 쏠리는 돈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3년전인 지난 2016년 3월을 기준으로 보면 5대 시중은행의 부동산임대업 대출 잔액은 91조8290억원으로 이 기간 전체 기업대출 422조 6423억원의 22%, 제조업 대출은 130조8314억원으로 30%를 차지했다.

하지만 3년후 제조업 대출과 부동산·임대업 대출 비율 차이가 8%에서 5%로 줄었다. 증가액으로 보면 쏠림현상은 더욱 명확해진다. 제조업 대출이 2016년 3월부터 올해 3월사이에 2조5014억원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부동산·임대업은 23조9358억원 급증했다. 부동산·임대업대출 증가액이 제조업 대출 증가액보다 10배이상 많은 것이다.

기업대출 중 3년사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업종은 건설업, 운수업, 농림어업, 통신업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감소폭이 큰 분야는 건설업으로 3년간 대출액이 3조8256억원 줄었다. 제조업의 경우 5대 시중은행 전체 잔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잔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번 부동산 종합대책에 부동산임대사업자 대출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를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져 서울 등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LTV 40%(다주택자는 30%)가 적용되면 대출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기업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대출 영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올해는 얼마 남지 않아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내년부터는 관련대출 감소가 현실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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