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체질' 인니도 외환위기 불똥 맞나

지표 탄탄하지만 우려 높아 국영기업 재무 열악한데다 석탄수출국인 中경제 곤란
무역적자는 5년만에 최대 印도 불안… 루피가치 '뚝'

아시아의 취약한 고리 인도네시아에 대한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겉보기는 탄탄하지만 속사정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아르헨티나, 터키를 덮친 외환위기가 언제든 인도네시아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시장에서 인도네시아 얘기가 끊임 없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전날 골드만삭스는 자체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통화가치가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는 고평가 통화군에 콜롬비아 페소, 인도 루피와 함께 인도네시아 루피아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인도네시아가 시장에서 끊임없이 거론되는 이유는 겉보기와 달리 속으로 곪은 곳이 많은데다 흐름 역시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무역적자가 계속 늘고 있고, 대외부채 비중 역시 아르헨티나 등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안심할 수준은 넘어서고 있다.

■정부 대책에도 불안 여전

대통령의 옹고집때문에 금리인상이 더디고, 방만한 재정 지출 역시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터키와 달리 인도네시아는 정부가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금리를 올려 루피아 하락에 제동을 걸고, 재정지출을 줄여 재정건전성 확보에도 나섰다. 또 무역적자 감소를 위해 수입세를 인상하기도 했다.

서류상으로는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을 붙잡는데는 실패했다. 루피아는 올들어 달러에 대해 10% 급락해 가치가 20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수준으로 추락했다. 루피아 급락의 원인 가운데 일부는 신흥시장 전반을 강타했던 신흥시장 자산 매도세로 돌릴 수 있지만 대부분은 인도네시아가 갖고 있는 고유한 문제에서 비롯됐다.

■지표 탄탄하지만···체질 허약

인도네시아의 경제지표들은 겉보기로는 아르헨티나, 터키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탄탄하다.

공공부채 비율은 지난해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9%로 대부분 선진국들보다 훨씬 낮다.

수출도 꾸준히 지속돼 대외부채를 갚는데 쓰이는 외화가 계속해서 흘러든다.

덕분에 수출 대비 단기 대외부채 비중은 아르헨티나 등과는 비교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낮다. 노무라에 따르면 7월까지 1년간 인도네시아의 단기 대외부채는 수출액 대비 27%에 불과하다. 141%인 아르헨티나, 76%인 터키에 비해 크게 낮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처럼 성장엔진인 투자의 주축이 재무상태가 열악한 국영기업들이다. 나틱시스 분석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주요 인프라 국영기업들의 세전 총수입은 이자비용의 4배에 못미친다. 전세계 주요 인프라 기업들의 경우 그 비율 중간값은 8배다. 전세계 기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셈이다.

인도네시아 공공부채 비율이 선진국들보다도 크게 낮지만 국영 기업들의 재무상황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에너지 수출입 구조도 인도네시아에 불리하다. 인도네시아는 주요 석탄 수출국이지만 석유는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지금처럼 석탄 주요 소비국인 중국 경제가 곤란을 겪는 한편 유가가 뛰는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가 수출하는 석탄 가격은 6월 이후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7월 월간 무역적자는 2013년 이후 5년만에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한국, 태국과 함께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신흥국 불안 인도도 휘청

한편,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인도역시 루피가치가 연일 급락하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11일 역대 최저치(달러당 72.70루피)를 기록한 루피가치는 다음날에도 달러당 72.91루피까지 떨어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인도는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에 달하고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는 등 다른 신흥국과 달리 '기초 체력'이 탄탄해 '금융불안 안전지대'로 여겨졌다. 그러나 루피가치 하락세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래 이어지는데다 유가도 좀처럼 진정세를 보이지 않아 다른 신흥국과 동반 추락이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중앙은행(RBI) 등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