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고용쇼크, 정책 실패가 낳은 人災

집단사고 빠진 집권세력 일자리 현실 깨닫지 못해

일자리 사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전체실업률, 청년실업률, 실업자 수, 신규 일자리 수 가릴 것 없이 죄다 대형위기 때나 보던 숫자가 나왔다. 일자리 통계만 보면 한국 경제는 20년 전 외환위기 또는 10년 전 금융위기 시절로 돌아갔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집권당은 좀 더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들릴 거라고 여유를 부린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8월 청년실업률은 10%를 찍었다. 8월 기준 1999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3%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실업자는 113만명으로 역시 8월 기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다. 실업자 수는 8개월째 100만명을 웃돌고 있다. 신규 취업자는 3000명 증가에 그쳤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초 이래 가장 적다.

청와대 반응은 한가롭다. 김의겸 대변인은 "경제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말했다. 마치 남의 이야기하듯 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지나야 조금의 개선 효과가 보이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추미애 전 대표가 "약을 먹어도 명현반응이 있듯 다소간의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연 이들이 국정을 책임진 집권세력이 맞나 싶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그 불똥이 청년층에 튀었다. 8월 고용동향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당정은 마치 집단사고에 빠진 듯 "좀 더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소득주도성장의 설계자인 홍장표 소득주도성장 특위 위원장은 지난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책 홍보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를 못해서 일자리가 줄고 있단 말인가.

'장자(莊子)'에 학철부어란 고사가 나온다. 붕어가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로 겨우 버티고 있다. 붕어에게 당장 필요한 건 물 한 바가지다. 먼 강에서 물을 길어오길 기다릴 여유가 없다. 지금 청와대와 민주당은 헐떡거리는 붕어 앞에서 머잖아 강에서 물을 댈 테니 좀 더 기다리라며 꾸물대는 꼴이다.

그나마 김동연 부총리가 세상 물정을 좀 안다. 김 부총리는 12일 "8월 고용통계는 구조적 문제와 경기적 요인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에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 당·청과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6월에 국책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저임금 속도조절을 권했다. 올 들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뚝뚝 떨어져 50%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유는 뻔하다. 소득주도성장은 검증된 이론도 아니다. 한낱 경제이론이 민생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