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남북 평양회담에 경제인 참석은 자율로

미·유엔 대북제재 유효.. 불이익 받는 일 없어야

경제인들이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릴 제4차 남북정상회담 참석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초청할 정계 인사를 발표한 뒤 "경제인들도 꼭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가 될 남북경협 논의를 위해 경제인들의 참석을 주문한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때 경제인들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0년 6월과 2007년 10월 각각 평양에서 열린 1·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재벌그룹 총수 등 경제인들이 방북단에 포함된 바 있다. 청와대가 참석을 주문한 이후 재계는 방북단 명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참석하든, 안 하든 부담이기 때문이다. 아직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과의 접촉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어서다.

유엔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쏠 때마다 대북제재안을 내놓았다. 미국도 독자적으로 10여개 국내법을 통해 북한을 제재해왔다. 과거 대북제재 조치를 위반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등 몇 곳이 자금인출 사태가 벌어지면서 파산한 사례가 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에도 북한과 방탄차를 거래한 중국 기업인과 기업 2곳을 제재했다. 직접제재를 피한다 해도 미국 상무부의 워치리스트에만 올라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에 가면 미국에, 안 가면 정부 눈밖에 나는 난처한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지금은 1·2차 남북정상회담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대기업들이 사회간접자본이 미비한 데다 투자보장협정 등 제도적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투자 리스크를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차례나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했지만 북한에 투자하지 않은 이유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고, 금강산관광이 막혀버린 것도 남북경협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남북, 미·북 협상에 따라 상황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그동안의 남북 진행과정이 그랬다. 따라서 이번에 경제인들을 동행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또 기업 스스로 참석 여부를 결정짓도록 해야 한다.
설사 초청을 받았다가 거절해도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된다. 남북경협은 비핵화 이후 본격화해도 늦지 않다. 기업이 리스크를 안도록 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