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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빌 게이츠' 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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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가장 주목받는 경영자, 포천 선정 세계 50대 지도자, 전자상거래 업계의 대부, 작은 거인….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인 중국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마윈 회장(馬雲·54)에게 붙여진 수식어다. 마윈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깜짝 선언,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가로는 청년에 해당하는 55세의 젊은 나이에 탄탄대로를 걷는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이른바 흙수저 출신인 그가 '꿈' 하나로 중국 내 3위 거부 반열에 오른 인생역전의 주인공이어서 더욱 그렇다.

마윈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월급 89위안(1만5000원)을 받는 가난한 대학 영어강사였다. 군 입대를 거부당하고, 경찰 모집에서 떨어지고 KFC와 호텔 입사시험에도 낙방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는 지금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래도 꿈을 잃지 않았다. 1995년 당시 인터넷 불모지인 중국에서 인터넷기업을 차렸다가 쓴맛을 보기도 했다. 실패를 거울 삼아 1999년 동료 17명과 함께 중국 항저우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세웠다. 이것이 인터넷 및 모바일 쇼핑 트렌드와 맞물리며 출범 19년 만에 알리바바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보기술(IT)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4년에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했고, 덩달아 마윈은 세계적 거부 반열에 올랐다. 알리바바는 시가총액만 4000억달러(약 450조원)로 우리나라 예산(올해 기준 429조원)을 능가한다. 그 자신도 자산규모 400억달러(약 45조원)의 갑부가 됐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는 마윈의 대표 작품이다. 2009년 후계자 장융과 광군제 마케팅을 기획했다. 짝 없는 젊은이들을 위로한다며 쌍십일(11월 11일)을 기해 대대적 할인행사를 펼쳤다. 내수로 시작한 광군제는 지금은 130여개국 소비자가 참가하는 글로벌 쇼핑축제로 거듭났다. 93억원에 불과하던 광군제 하루 매출이 작년엔 28조원으로 늘었다.

마윈은 "알리바바 설립 20주년을 맞는 내년 9월 10일 회장 자리를 장융 CEO에게 물려주겠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교육과 사회공헌이라는 또 다른 꿈을 위해서란다. 박애주의자로 변신한 빌 게이츠를 보는 듯하다. 중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poongnue@fnnews.com 정훈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