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류현진-로버츠 감독 ‘궁합 안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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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전, 타선도움 없어 패배
‘찰떡궁합’ 터너 빠져 아쉬움.. 복귀 후 로테이션도 부담
조급한 초보감독의 운용술, 류현진에게 독 될까 걱정

12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의 방문경기에 등판, 5이닝 동안 3실점한 류현진이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패전의 멍에를 떠안았다. AP연합뉴스
불과 3일 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런 타선으로는 포스트시즌에 갈 수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는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서 2-4로 패했다. 다저스 타자들은 득점 찬스에서 6타수 1안타의 빈공을 보였다.

그로부터 3일 후(12일) 다저스는 신시내티 원정서 1-3으로 졌다. 득점이라곤 작 피터슨의 솔로 홈런 한 방이 유일했다. 선발 투수는 류현진(31). 이날 5이닝을 던져 홈런 두 방 포함 3실점했다. 썩 잘 던지진 않았지만 타선의 지원이 있었더라면 승패의 명암은 달라졌을 것이다. 1이닝만 더 버티면 퀄리티피칭(6이닝 3자책 이내)도 가능했다.

타격 부진을 탓하던 로버츠 감독은 이 경기에 팀 내 가장 뜨거운 타자 저스틴 터너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터너는 우타자. 이른바 플래툰 시스템(우투수가 나올 경우 우타자를 타선에서 배제, 좌타자의 경우는 반대) 때문이었다. 정성스럽게 써낸 로버츠 감독의 답안지는 오답으로 드러났다.

터너는 다저스 타자들 가운데 최근 한 달 간 가장 뜨거웠다. 3할7푼6리(101타수 38안타)의 고감도 타격감을 유지해 오고 있었다. 홈런도 7방. 무엇보다 터너는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도 잘 때렸다. 2할9푼5리면 다저스 팀 타율(0.245)을 훨씬 웃돈다. 우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10개나 뽑아냈다. 좌투수에겐 3개.

또 한 가지 로버츠 감독이 놓친 점은 터너와 류현진의 찰떡궁합이다. 터너의 방망이는 류현진이 나오는 경기에서 유독 잘 돌아갔다. 지난 달 27일 샌디에이고전. 류현진은 5⅔이닝 동안 2실점하고 승리(4승)를 챙겼다. 이날 터너는 환상적인 타격을 과시했다.

0-2로 뒤진 5회 말 2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매니 마차도의 2점 홈런이 터져 역전. 터너는 4-2로 두 점 리드한 6회 다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8회엔 1타점 적시타, 혼자서 5타점을 기록했다. 이런 '류현진 도우미'를 플래툰 시스템이라는 틀에 갇혀 벤치에 썩혀두었다.

류현진과 로버츠 감독은 속된 말로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 류현진은 8월 16일 부상에서 복귀했다. 석 달 여 만에 마운드에 올라 숙적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을 상대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이날 다저스 타순은 공교롭게도 6회 이후 점수를 빼냈다. 연장전 끝에 4-3 간신히 승리했다.

류현진은 8월 중순 이후 네 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1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투수의 성적으론 꽤 괜찮았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의 마음을 차지하기엔 미흡했다. 지난 1일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 원래 클레이튼 커쇼의 등판 차례였으나 류현진이 대신 마운드에 올랐다.

4일을 쉰 상태. 정상적인 투수 로테이션이라고는 하나 부상에서 회복한 류현진에겐 부담스런 일정이었다. 이후 6일 뉴욕 메츠전에 이르기까지 거푸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다. 커쇼는 어떨까. 커쇼는 6월 24일 부상에서 복귀한 후 13경기에 출전했다. 세 차례만 4일 휴식 후 등판했고, 나머지 10번은 5일 이상 쉬었다. 류현진 덕분에 하루를 번 후 지난 2일 애리조나전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올 시즌 계약 만료다.
코치로 지내다 처음 감독이 됐다. 그래서인지 조급하다. 초보 운전의 미숙함이 류현진에겐 독이 되고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