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생산성 악화 현실로.. 경영계 "유연근무제 확대해야"

경총, 정책 심포지엄 개최
산업 현장애로 쏟아져.. "특례업종 등 입법 보완을"

근로시간 단축 시행 두 달이 지나면서 당초 우려됐던 조선.건설업 등 제조업의 생산성 악화와 혼란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경영계와 해당 업종들에서는 당장 9월 정기국회에서 유연근로시간제 확대, 특례업종 재검토 등의 보완 입법 처리만이 산업계의 더 큰 혼란을 방지할 유일한 대안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근로시간단축현장 안착을 위한 정책심포지엄'에서는 조선, 건설, 방송 등 근로시간 단축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업계의 사례가 소개됐다.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는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은 실제 북국해에 가서 해상 시운전해야 하는데 보통 3개월이 걸린다"며 "더욱이 소규모 인원이 기상악화 시에는 공해상에서 계속 작업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 적용은 불가능한 직무인 만큼 특례업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준형 대한건설협회 본부장은 "법 시행 전 발주된 공사는 근로시간 단축에서 제외해야 하는데 공공사업의 경우도 주 52시간을 적용하면서 공기 연장은 안해주고 있다"며 "이럴 경우 초과 공사비는 건설사가 떠안아야 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본부장은 "특히 해외 건설현장에 일률적으로 국내법을 적용한다면 우리 기업의 수주경쟁력 악화는 물론 국내 근로자 고용창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애로사항도 상당하다. 박상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주 52시간 시행으로 드라마 촬영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되면 제작할 수 있는 드라마 숫자가 줄어들고 드라마 스태프들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이란 '일자리를 찾아다니는 삶'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급박한 근로시간 단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유연근무제 확대 등 입법 보완밖에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승길 아주대 교수는 "근로시간 분야는 점진적이고 노사 자율을 중시하는 정책이 필수적"이라며 "고용시장, 임금, 근로시간을 연계한 충분한 실태조사와 선진 입법례를 반영해 근로시간 시스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완 경총 본부장은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된 지 2개월 정도가 지났지만 근로시간 한도가 한번에 지나치게 많이 줄어 현장의 적응이 매우 힘든 상태"라며 "유연근로시간제 활용을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탄력적 근로시간제(3개월→1년), 선택적 근로시간제(1개월→6개월)의 단위기간을 확대하고 개별 근로자 동의만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돼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