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재건비용 논란… 야권, 비준안 제동

강석호 외통위원장 "비용추계 비현실적" 지적
"판문점 선언 이행 계속땐 예산 기하급수적 늘어나"

정부의 4.27 판문점 선언 후속조치 이행을 위한 국회 비준안 처리 요청서가 제출된지 하루만인 12일 야당이 예산 규모 문제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정부가 남북 협력기금에 2986억 원을 추가 편성하는 내용의 요청서를 제출했지만 야당은 "사업 규모에 대한 재정추계서가 없는 동의안"이라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야당은 이번 예산이 각종 재건 사업에 대한 사전 조사 비용 등으로 규모는 적지만 앞으로 장기간 지출이 불가피하고 규모도 수십조원대로 추산되는 비용 지출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최근까지는 비준안 처리 논의가 유엔 제재 위반·야당에 대한 명분 주기가 주된 소재였다면 이번에는 이슈의 성격이나 전선 그리고 좌표가 크게 달라지는 양상이다.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재정 추계나 예산의 법적 절차적 문제점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비준안은 구체적인 재정추계가 아니므로 남북관계 발전법 제21조 3항에 따른 '중대한 재정적 부담'의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며 "현재로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 같지만 향후 판문점선언 이행을 계속 하면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판문점 선언 비용추계서는 그간 정부·민간기관이 추산한 금액과 괴리가 크다"고 설명했다.

강 위원장은 이같은 근거로 씨티그룹 등 최근 발표된 민간 및 정부 기관 전망치를 거론했다.

미국 CNBC는 지난 6월 28일 금융회사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철도, 도로 등 인프라 재건 비용으로 631억 달러(약 70조8000억원)를 추산했다. 당시 시티그룹은 보고서에서 28개 철도 프로젝트에 241억 달러, 33개 도로 사업에 228억 달러, 16개 발전소 건설에 1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인프라 재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즉시 필요한 초기 비용은 116억 달러로 추정됐다.

올해 미래에셋대우의 추산 비용은 남북 철도 57조원, 도로 35조원 등 112조원이었다. 앞서 통일부가 지난 2011년 공개한 연구용역 결과에선 오는 2030년 통일이 될 경우로 가정하면 첫 1년 동안 필요한 비용이 최소 55조원에서 최대 24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강 위원장은 또 비준안 주요 내용에 대해서도 "정부는 비준동의안 주요내용에서 '가'항부터 '아'항까지 판문점 선언의 비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기술했지만 유독 비핵화를 기술한 '아'항에서는 '남과 북'이라는 주체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통일부가 판문점선언의 재정비용추계를 국회에 제출했는데 의도적으로 숨기는 게 있다면 더 큰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이날 한 라디오에서 "비용추계가 상당히 포괄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중장기사업은 5년, 10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부분의 추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