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수준 부실채권 비율에도… 긴장하는 은행권

2분기 부실채권 비율 1.06%.. 금융위기 이후 10년래 최저
올 연체율 상승률 심상찮아.. 특히 中企대출 상승률 우려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지만 정작 은행권은 높아지는 연체율로 고민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건전성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손상각 등 은행들의 채권 소각이 주를 이뤘고 가계부채가 급증한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실채권 규모는 줄어들었는데

1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2분기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에 따르면 2·4분기중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1조7000억원이 감소해 8.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 비율은 1.06%로 전분기말 1.18% 대비 0.12%포인트 하락했으며 전년 동기말 1.25%와 비교하면 0.19%포인트 떨어졌다.

이 수치는 10년전인 2008년 3분기말 이후 최저 수준이다. 대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 된데다 가계 대출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부실채권 비율이 낮아졌다. 대표적으로 특수은행들은 부실채권 비율이 전년동기, 전기대비 0.22%포인트, 017%포인트로 낮아지면서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또 가계대출의 대손률은 0.16%로 기업대출 대손률 0.52%를 크게 밑돈다. 이 때문에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이 많을 수록 은행의 건전성은 좋아지는 결과를 낳는다. 실제로 2013년 이후 국내은행 원화대출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1.2%에서 43.8%로 증가했다.

은행들의 부실채권 소각 노력도 한몫했다.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2·4분기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5조7000억원이었으며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원은 4조원 수준이다. 2분기중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5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3조9000억원보다 1조8000억원 많았다. 대손상각이 2조원, 담보처분 등을 통한 회수가 1조3000억원, 매각이 1조2000억원, 여신정상화가 1조1000억원이다. 금감원은 "향후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른 신규부실 발생추이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올해부터 시행중인 IFRS9하에서 적정한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함으로써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해 나가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긴장'하는 까닭은

이처럼 건전성 지표는 월등하게 개선됐지만 은행권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올해 들어 다시 오르고 있는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 비율의 경우 은행 자체적으로 채권 소각을 통해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연체율은 차주들에 달린 것"이라면서 "최근 들어 다시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 관련 부서는 물론 은행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7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56%로 전월말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0.08%포인트 올랐다. 7월말 연체채권 잔액 역시 8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9000억원 증가했다.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등락이 있긴 하지만 올해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월 0.42%였던 연체율은 2월 0.48%로 오르다 3월말 소폭 꺾인 뒤 5월에는 0.62%까지 올라갔다.
이어 6월말에는 0.51%로 잠시 떨어지더니 7월들어 다시 0.56%로 다시 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전월대비 0.1%포인트올라 다른 대출 대비 증가폭이 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정부들어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중기 대출을 크게 늘렸는데 중기대출 연체율 상승폭이 두드러지는 것이 심상치 않다"면서 "아직은 본격적인 상환 기간이 도래하지 않았지만 뒤에는 중기대출 연체율이 곧 큰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