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일자리 늘지 않으면 내수 못살린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4 16:17

수정 2018.09.14 17:09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인 '2018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오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상공회의소 등은 14일 코리아세일페스타 민관합동추진위원회를 개최하고 일정 등 행사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도록 일부 인기품목을 최대 80% 할인판매하는 등 온·오프라인 중심의 대규모 할인행사로 진행한다고 정부는 밝혔다. 이 행사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블프)'라는 이름으로 3년 전 처음 열렸다. 2014년 세월호 사건과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등 연이은 대형 충격으로 침체 늪에 빠진 내수경기를 살리고 기업 매출회복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비하면 대상 품목이나 할인폭도 적어서 소비자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블프는 11월 넷째 주 목요일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을 일컫는다. 블랙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날이라는 데서 나왔다. 이날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이어지는 세일기간 매출이 미국 연간소비의 약 20%를 차지한다. 올해는 경제호황으로 일자리가 넘치고 지갑이 두둑해 사상 최대 판매실적이 예고되고 있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전달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3월(96.3)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실업자 수가 8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어 고용시장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8월 신규고용 3000명은 지난해 월평균 31만명씩 늘었던 데 비하면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청년실업률은 19년 만에 8월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40대 취업자 감소폭은 무려 27년여 만에 가장 컸다. 서민은 지갑을 열고 싶어도 쓸 돈이 없고, 부자는 움츠러들어 지갑을 닫고 있다.

집값·전세값 폭등 등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로 소비여력은 더욱 떨어진 상황이다. 정부는 9월 그린북에서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와 노후경유차 감면에 따른 반짝효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내수 활성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지만 근본적으로는 소득을 창출하는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잘못됐다면 하루라도 빨리 수정을 해야 한다.
일자리가 내수 살리기의 선결조건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