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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통화부양책 축소" 재차 강조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4 17:08

수정 2018.09.14 17:08

채권 매입 12월 중단 가능성 내년 여름까지 저금리 유지
유로존 고용시장 호전으로 드라기, 경제성장 촉진 자신
유럽중앙은행(ECB)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12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정위기 이후 진행해온 통화부양책을 축소할 것임을 다시 강하게 시사했다.

1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가진 ECB는 무역전쟁과 신흥시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럽 경제 전망에 자신감을 보이면서 예상됐던대로 양적완화(QE)를 점진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AP통신 등 외신들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채권 매입 규모를 현재의 월 300억유로에서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150억유로로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12월에 매입을 중단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ECB는 자산 매입 중단 이후도 월 200억유로의 채권 매입을 통한 재투자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ECB는 또 이날 금리 동결을 결정했으며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저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것도 성장이 둔화될 경우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드라기, 유럽 경제에 자신감 보여

일부에서 다시 매파적 통화정책으로 부활될 것으로 점치고 있지만 드라기 총재는 지난 2015년초부터 진행돼온 통화정책은 느슨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통화정책으로도 물가를 안정시키고 경제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FT는 드라기 총재의 자신감은 실업률이 고점을 찍은 이후 920만개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호전되고 있는 고용 시장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로존 실업률은 지난 2013년 12%에서 현재 8.2%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존 경제는 지난해에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올해 미국과 중국간 무역 전쟁 여파로 제조업계가 덩달아 타격을 입으면서 이것이 새로운 불확실한 요인으로 등장했다.

이날 ECB는 올해 경제 성장 전망을 6월의 2.1%에서 2% 로, 내년 전망도 1.9%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2020년은 종전과 같은 1.7% 성장 전망을 유지했다.

이같은 성장 전망 재조정에도 임금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경제를 지탱해주고 정부들의 재정지출 확대로 제조업체들의 수출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드라기 총재는 커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불확실성을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또 터키와 아르헨티나의 위기로 일부 유로존 은행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겠지만 신흥시장의 불안이 유로존으로까지 확산되지 않고 있으며 유로존 경제규모 3위인 이탈리아의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포퓰리스트 정부 출범으로 새로운 부채 위기 우려도 있지만 아직은 이탈리아 내부 문제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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