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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 군함’ 평화의 섬 제주에 왜?…국민청원 30건 돌파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5 10:51

수정 2018.09.15 10:55

10월10~14일 2018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 군함 입항 
청와대에 반대 청원 봇물…제국주의 상징 입항 불허 촉구
서경덕 교수 “제주 입항 시 전범기는 내려라” 항의 메일
해군 “국민정서 이해…UN해양법 상 사용불가 강제 못해”
욱일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욱일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 국제관함식에 욱일기 게양한 일본군함 입항 금지”, “일제 전범기가 대한민국 영토 안에서 자랑스럽게 펄럭입니다”, “일본 군함 '전범기' 달고 제주도 오는데… 막을 수 없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 전범기에 대한 국방부의 자세”, “왜(倭)는 지진 수습이나 잘하지, 욱일기 달고 제주도는 왜 오나”…

오는 10월 10∼14일 서귀포시 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서 개최되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상 자위대 군함이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달고 참가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5일 오전 현재 욱일기를 단 일본 군함의 참가를 반대한다는 게시글이 31개나 올라온 상태다.

청원자들은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 상징이며, 우리에겐 아픔과 치욕의 역사를 떠오르게 한다"며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 군함이 평화의 섬 제주에 입항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본은 위안부나 독도 문제에 대해 아직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면서 "전 세계에서도 욱일기를 반대하는데, 그런 욱일기가 제주도에 입항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재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국제 관례상 일본을 꼭 초대를 해야 한다면 '욱일승천기'가 아닌 '일장기'를 달면 모를까 '욱일승천기'를 달고 참가하는 것은 안된다는 단서를 붙여야 한다 생각한다”며 ”남의 나라 눈치만 보며 주권 없이 행사를 개최하느니 취소하는 게 맞다”는 지적도 있다.


'전 세계 전범기 퇴치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일본 해상 자위대 측에 제주 입항시 전범기를 달지 말라는 내용의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우리 해군이 ‘국제법상 일본 함정이 욱일기를 달고 제주에 정박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국민의 이해를 구한 것은 자국민의 정서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서 교수는 무라카와 유타카 해상막료장((한국의 해군참모총장)에게는 이메일과 같은 내용의 항의편지와 전범기에 관한 역사적 사실이 담겨있는 동영상 CD 등을 동봉해 국제우편으로도 현재 보낸 상황이다.

앞서 해군은 "일본 자위대가 지난 1998년과 2008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관함식 때도 모두 욱일승천기를 달고 참가했다"며 “UN해양법에 따르면, 각 국의 함정에는 선수에 자신들의 해군기를 계양하도록 하고 있고, 이것은 이미 국제관례로 굳어진 만큼 관함식에 욱일승천기를 달고 입항하는 것을 금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제주의 바다, 세계 평화를 품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제주 국제관함식에는 미 7함대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를 비롯해 14개국 21척의 외국 군함과 45개국의 대표단이 참가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국제관함식은 우방국들이 자국을 대표하는 함정을 참가시킨 가운데 국가 최고 책임자가 자국의 함대와 장병을 해상에서 사열하는 의식이다.
관함식 기간 중에는 해상사열과 함께 외국 함정과의 연합훈련 시범,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WPNS), 함정공개, 연합 해군 군악대 연주회, K팝 공연 등도 마련된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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