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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방북단 4대그룹 총수 포함…"경제가 평화, 평화가 경제"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6 16:56

수정 2018.09.16 16:56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등 기업인이 대거 포함됐다. 현대차그룹에서는 김용환 부회장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대신해 참석한다.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주요 그룹 총수를 포함한 공식·특별 수행원 등 방북 명단을 발표했다.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주요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이 문 대통령과 평양에 동행하면서 남북 간 적극적인 경제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임종석 실장 "경제가 평화"
임 실장은 이날 방북명단을 발표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평화가 경제이자, 경제가 평화다‘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실장이 언급한 '한반도 신경제구상'은 한반도를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 3축으로 H자 형태로 개발해 한반도 및 동북아에 새로운 경제권을 창출하자는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에게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건네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경제인들이 대거 참석하게 되면서 회동 결과에 따라 남북경협에 나서는 재계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방북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은 평양에서 리용남 북한 경제담당 내각 부총리를 만나 면담 시간을 갖는다. 우리 측 민간경제인이 북측 경제 담당자와 처음 마주하는 자리라 구체적인 사업을 확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연결 등 기반시설 건설사업이나 금강산 관광사업 등 최근 추진 중인 경협사업에 대한 심화 논의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임 실장은 우리 측 경제인과 리 부총리와의 만남은 지난 14일 남북 고위급실무협의에서의 결정된 내용으로, 이후 일부 수정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장하성·김동연, 서울 남아 '경제 대책' 집중
이번 평양정상회담에 청와대 경제라인과 경제 부처 핵심 인사들은 대부분 불참한다. 임 실장은 이날 본인을 포함해 경제정책 투톱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방북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고용지표 악화 등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해 북한 방문하는 대신 국내 경기 회복 대책 마련에 더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 13일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 해야한다는 판단이다. 추석 연휴도 앞두고 있어 물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경제팀에서는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유일하게 방북명단에 포함됐다.

정치권에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정동영 민주평화당·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당과 범여권 인사들만 방북 명단에 포함됐다. 앞서 청와대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과 야권을 포함한 국회 정당 지도부를 초청했다. 그러나 국회의장단과 일부 야권이 강하게 반발해 결국 반쪽짜리 정치권 동행이 됐다. 지방자치단체와 접경지역을 대표해서는 박원순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의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동행한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에 영양중학교 3학년 김규연양과 대학생 이에스더씨가 포함돼 관심을 모았다. 김규연양의 할아버지 김현수씨는 지난 8월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68년 만에 북에 계신 형님을 만났다. 이 때 김 양이 북에 있는 큰할아버지께 보낸 손편지가 공개돼 화제가 됐다.
이에스더씨는 현재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북단의)세대도 넓어졌다.
할아버지의 아픔을 공유한 새로운 세대가 평양을 볼수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2003년생 김규연 학생부터 1934년생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까지 함께 간다"고 말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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