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동북아 클러스터, 한반도 평화의 시작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6 16:45

수정 2018.09.16 16:45

[특별기고]동북아 클러스터, 한반도 평화의 시작


120년 전 한반도를 둘러싸고 청일, 러일 전쟁으로 불안정했던 과거의 역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불안한 한반도의 국제정치적 상황을 불식한다는 의미에서 '동북아 철도 공동체'라는 구상이 제안됐다.

철도란 '연결과 흐름'을 의미한다. 과거 유럽이 오랜 전쟁의 역사를 종식시키기 위해 철강과 석탄이라는 산업 원자재를 중심으로 평화공동체를 시작했고 오늘날 유럽연합(EU)이라는 경제공동체로 승화시켰다. 이런 관점에서 '동북아 철도공동체' 역시 막히고 끊어진 흐름을 연결시켜 한반도를 평화와 번영의 장소로 만들고 향후 '동북아 경제공동체'로 만들어 보고자는 뜻일 것이다.

나선경제특구는 북한의 오래된 경제특구로 훌륭한 지경학적 그리고 지정학적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자연조건까지 훌륭한 곳이다.
천혜의 항만인 나진항은 중국의 동북지역에서 희망하는 '차항출해(借港出海)' 중심항만이자 러시아 연해주 발전에도 중요한 전략적 항만이다.

그러나 나선경제특구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 폐쇄적 정치와 경제체제, 핵무기 개발 등으로 인한 국제제재로 미완의 공간으로 남아 있다. 이런 나선경제특구가 동북아 평화협력의 중심지이자 연결과 흐름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해상으로 인접거리에 한국과 일본이 있는 곳이다. 거리적으로 나진항에서 중국과 러시아 국경까지 대략 50㎞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대형 선박의 접안과 넓은 평지를 보유한 곳이다. 단순히 자연적 조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륙과 해양의 연결해서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이며,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과 마주하고 있어 상호교류가 훨씬 유리한 곳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서 마련된 남북러 평화협력세션에서 나선경제특구, 러시아 연해주 하산 그리고 중국 지린성 훈춘을 연결해 초국경 거점으로 만드는 '동북아 평화협력 클러스터'라는 개념이 제안됐다. '동북아 평화협력 클러스터'의 주요 내용은 첫째, 연결고리의 강화이다. 나진항을 시작으로 중국 훈춘까지 도로와 철도, 러시아 하산까지 도로를 정비하거나 건설하는 것이다. 둘째, 화물 이동뿐만 아니라 생산의 중심지로 만들자는 것이다. 북한의 나선지구, 중국의 훈춘 산단, 러시아 하산의 농축수산가공단지 등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증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양의 스위스'라는 연해주 하산지역과 나선의 동번포, 서번포 호수지역, 중국 훈춘 접경 동북범 보호지역 등을 연계한 동북아 국경관광벨트를 만들어 사람들의 유입을 촉진한다. 결론적으로 나선경제특구 주변을 묶어 물류, 산업, 관광 인프라로 초국경 연결과 융합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 제안의 실현과 성공은 관계국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가능하다.


작금의 상황은 아직 북·미 간의 상호 선조치 요구로 인해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에 제안된 '동북아 평화협력 클러스터'는 '동북아 철도공동체'의 시작이자 이해 관계국들이 공동 평화와 번영의 공간을 같이 구축하자는 뜻이다.
나선경제특구와 연결된 '동북아 평화협력 클러스터'가 이 지난한 갈등과 대립의 고리를 끊어주는 단초가 되길 희망해 본다.

이성우 북방경제협력委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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