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 "집단소송제 소비자·기업 모두에 필요‥확대 조속히 추진"

17일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열린 '집단소송제 현장 정책간담회'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왼쪽 일곱번째)과 법무부 관계자, 집단적 피해사고 피해자 대표, 시민단체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최재성 기자
법무부가 대규모 소비자 피해 문제를 해소하고 예방하기 위해 집단소송제 대상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BMW 차량 연쇄 화재사고 등 소비자에게 집단적 피해를 끼치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소송 대상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집단소송제는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필요한 제도"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확대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집단소송제는 기본, 징벌적 손해배상제까지 도입해야
박 장관은 17일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서 '집단소송제 확대 도입을 위한 현장 정책 간담회'를 열고 BMW화재·가습기 살균제·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및 시민단체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대표들은 집단소송제의 확대는 물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마다)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제가 없는 대한민국에서 대기업들이 대형 로펌을 앞세워 이를 무마시키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국의 소비자들이 보호되고 기업의 경쟁력도 우수해지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남소를 우려하는 기업들의 입장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법무법인 한누리 김주영 변호사는 "2005년 증권 분야에 한해 집단소송제가 도입될 때 재계는 소송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라며 심하게 반대했지만, 이는 기우였다"며 "도입된 이후 13년여 동안 진행된 집단소송은 11건으로 1년에 1건이 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개편과 집단소송제의 조건 완화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백주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장은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할 때 허가요건 등을 명확하고 단순하게 정해야 한다"며 "현재는 허가요건이 굉장히 넓고 많은 부분을 법원의 재량에 맡기는 방식으로 돼있는데 이같은 방식은 시간도 많이 들고 판결의 예측가능성도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지금처럼 배상금을 3배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5배수나 10배수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 "집단소송제 기업 위해서도 필요"
이날 간담회에서 박 장관은 "소비자와 기업은 상생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어느 한편이 너무 강한 영향력을 갖거나 제도적으로 보호받아선 안된다"며 "집단소송제는 소비자를 위한 제도이긴 하지만 기업이 제품 생산 등 모든 면에서 발전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소비자와 기업이 대등한 관계에 있어야 상호 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그를 위해선 집단소송제와 같은 기업 견제·소비자 보호 수단이 필요하단 뜻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이어 "제조물 책임과 담합, 금융소비자 보호, 개인정보 보호 등 집단적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큰 분야에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고 소송허가요건과 집단소송절차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이날 간담회에서 들은 목소리를 소중한 자료로 활용해 이번 국회에서 집단소송제가 통과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