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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래도 저래도 英타격 크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8 16:49

수정 2018.09.18 21:18

IMF, EU 동시 타격 경고.. 새로운 관세합의 없을시 최악 시나리오까지 예상
메이-강경파 계속 대립각.. '체커스 플랜' 타결 미지수
브렉시트, 이래도 저래도 英타격 크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는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영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했다. EU와 아무런 협정도 맺지 않고 EU를 탈퇴하는 '노딜' 시나리오의 경우 가장 충격이 크겠지만 다른 경우에도 EU 잔류의 혜택을 상쇄할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IMF는 또 내년 3월 29일(현지시간)이 마감시한인 브렉시트가 21개월 추가협상 시한을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만만치 않아 제대로 된 준비없이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비관했다.

■ IMF "노딜땐 최악 각오"

17일 CNBC에 따르면 IMF는 이날 발표한 영국 정부와의 연례협의(Ariticle IV Consultation) 보고서에서 이같이 우려했다.

보고서는 "브렉시트는 어떤 경우이건 지금의 원활히 작동하는 단일 시장을 떠나는 것이어서 영국 경제가 대가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가운데 "영국과 EU의 성장과 소득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안은 (브렉시트 이후) 새로운 관세와 비관세 장벽 도입을 최소화하는 합의"라고 지적했다.

IMF는 그러나 '노딜'의 경우 최악을 각오해야 한다면서 이는 영국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뿐만 아니라 EU 경제에도 정도는 덜하지만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의 경고는 최근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선이 가중되는 가운데 나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소프트 브렉시트' 방안을 제시하고, EU 측은 미셸 바니에 EU 브렉시트 협상대표를 비롯한 EU 관계자들이 긍정적 전망을 내놓으며 분위기가 무르익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땅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 영국과 EU의 통상관계 문제 등이 타결되지 않고, 영국 내부에서는 브렉시트파의 반격이 거세지면서 비관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영국 의회내 브렉시트 강경파는 최근 메이 총리가 제시한 소프트 브렉시트 방안인 '체커스 플랜'은 용납할 수 없다며 총리에 반기를 들었다.

IMF는 향후 브렉시트 협상 타결 전망에 대해서도 비관적이었다. 영국과 EU 간에 협상이 타결된다고 해도 최종안이 영국 의회와 EU 나머지 27개 회원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영 의회는 브렉시트 찬성파와 반대파로 갈라져 있는데다 브렉시트 찬성파는 메이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 방안을 지지하는 이들과 EU와 완전히 관계를 청산하는게 좋다는 강경파로 나뉘어져 있다. 사분오열 속에서 소프트 브렉시트안이 합의된다 해도 의회 통과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메이-강경파 갈등 최고조

또 EU 회원국들 논의에서 각 회원국이 수정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메이 총리는 이날 방송될 BBC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체커스 플랜이 거부당하면 '노딜' 외에 대안은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IMF는 영국과 EU의 미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립이 필요하고 "이 난제들이 '노딜' 브렉시트를 막는데 필수불가결하다"면서 그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다. 특히 영국이 EU의 일원으로 세계 각국과 맺은 모든 통상, 경제 관계를 브렉시트 이후 독자적으로 재정립하는 것이 좋다는 브렉시트 강경파의 주장에 박한 점수를 줬다.

IMF는 새 통상협정이 결국에는 브렉시트에 따르는 영국의 손실 일부를 만회해주기는 하겠지만 "그같은 (새) 협정들이 EU 탈퇴에 따른 비용을 상쇄할만큼 충분한 보상을 가져다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3월 브렉시트 마감시한 이후에도 21개월 더 협상할 수 있도록 한 영국과 EU간 합의에 대해서도 평가는 박했다.
IMF는 남아있는 문제들은 쉽게 풀기 어려운 '난제'라면서 과도기 21개월이 별다른 중요성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보고서는 "영국은 세관, 기타 서비스, EU의 국내 기구들을 대체하기 위한 인적, 물적, 정보기술(IT) 자원들을 투입해야 한다"면서 이와함께 "현재 EU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수백여 양자·다자간 국제협약도" 재협상을 통해 새로 맺어야 해 이 기간 동안 브렉시트 충격을 줄일만한 대비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비관했다.


IMF는 남아 있는 과제가 산더미 같고, 시간은 제한돼 있다면서 영국은 "아무리 단호한 의지를 갖고 노력한다 해도 준비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EU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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