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건강보험 지원 진단연령 남자 24세 여자 40세… 왜 다르죠?”

김유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8 16:55

수정 2018.09.18 16:55

콜레스테롤 등 4종 검사..여성 차별 지적 국민청원
생물학적 차이 vs. 성차별..논란 일며 제도 개정 공방
“건강보험 지원 진단연령 남자 24세 여자 40세… 왜 다르죠?”


성차(性差·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인 차이)와 성차별의 경계선이 모호해지면서 의료 검사로까지 성차별 논란이 번졌다.

성별에 따른 차이가 의료 검사 대상자를 일괄적으로 구분하는 기준이 돼선 안 된다는 의견과 남녀간 생물학적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입장차가 대립하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성차·성차별 경계 모호

최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성차별적 건강진단 적용대상을 개정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2018년 달라진 건강진단 적용대상을 보면 남성은 만 24세이상, 여성은 만 40세이상"이라며 남녀차별적인 제도를 개정해달라는 것이다.

글쓴이가 지적하고 있는 건강진단은 총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중성지방 등 4종 지질 검사다.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질검사 4종 검사 대상은 만 20세 이상 남녀였으나 올해부터는 만 24세 이상 남성과 만 40세 이상 여성으로 제한됐다.


청원 동의자 수가 2만8000여명을 넘어서는 등 논란이 커지자 온갖 공방이 오갔다.

일부가 "호르몬의 영향으로 여성 유병율은 40대부터 예의주시 수치라서 그런 것"이라 반박하자 "콜레스테롤로 인한 질환은 남녀로 구분짓기 애매하다" "남녀로 질병을 구분할거면 건강보험료도 성별에 따라 부과하라"는 격한 반응도 이어졌다.

건보공단은 "유병율이 5%를 초과하는 환자들을 분류해 이 같은 기준이 설정된 것"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8월 이에 대해 성차별적인 요소는 없다고 공문을 보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병율이 낮은데도 검사를 다 지원해주기는 어렵다"며 "남성의 유병율이 낮은 골다공증 관련 검사 등은 여성에게만 지원해주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성별차이 인정, 동일 조치 이뤄져야

성차로 인식됐던 부분이 최근 들어 성차별로 재조명되는 사례는 없지 않다. 교육부가 2015년 내놓은 성교육 표준안 중 '여자는 무드에 약하고 남자는 누드에 약하다'와 같은 명백한 성차별적 내용 뿐만 아니라 남녀의 차이라고 기술한 내용도 최근 성차별로 지적됐다.

"남녀간에는 심리적 차이가 존재하며 여자는 남자보다 공감지수가 높다"는 부분이나 "남자아이는 대근육이 발달하고 여자아이는 소근육이 발달한다"는 내용 등이 대표적인 예다.
결국 교육부는 성교육 표준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개편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양성평등진흥원 변신원 교수는 "유병율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를 반영해 결정됐다면 차이를 고려한 평등으로 볼 수 있다"며 "질병은 호르몬의 차이가 있어 성별 역시 구분 기준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차별 논란이 나오는 배경에 대해 "여성에게 일찍 발병하는 질환에 대해서도 동일한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이 필요해서 그런 것"이라며 "생물학적 성차로 인해 남녀에 대한 성차별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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